불교인권위, 정의 지킨 박정훈 대령에게 인권공로상 수여
창립 35주년·제31회 불교인권상 시상식 11월 20일 한국창극원 창덕궁소극장서 불교인권상, 미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
올해 인권공로상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고의 진상을 밝힌 박정훈 대령이 수상했다. 순직한 군인의 명예를 지키고 사건의 진상을 밝힘으로써 보살행을 실천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의 신념과 용기는 부당한 명령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보여준 인권 보호의 모범사례로 평가됐다.
창립 35주년을 맞이한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 도관 스님)가 제31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을 한국창극원 창덕궁소극장에서 봉행했다. 이에 앞서 불교인권위는 11월 3일 영동 대약사사 여래종 총무원에서 불교인권상선정위원회(위원장 명안 스님)를 열고, 불교인권상 미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와 인권공로상 박정훈 대령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불교인권운동은 일체 중생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함으로써 자신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일체존재의 실상을 파악하는 수행이자 보살행”이라며, “이번에 선정된 두 분은 모두 군인으로써 정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투철한 신념의 소유자들”이라고 말했다.
불교인권상선정위원회 위원장 명안 스님은 “미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는 96세인 지금도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신념을 법으로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인류애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들과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이 된 박정훈 대령을 인권공로상 수상자로 특별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불교인권상 수상자인 안학섭 씨는 6.25 전쟁의 포로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42년 4개월간 구금됐다. 그럼에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고 있다. 안학섭 씨는 “불교인권상은 분단 시대에 파묻힌 인간의 존엄성을 끊임없이 외치라는 뜻”이라며 “죽는 그날까지 분단의 모순과 갑오년의 척앙척왜 정신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다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훈 대령은 “한 병사의 죽음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다”며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의를 선택하신 분들과 그 후손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정의로운 선택이 잘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후배와 후손들도 정의로운 선택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저 또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정수 기자 kjs0915@beopbo.com
[1802호 / 2025년 11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