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 부산지원, 폐교 앞둔 영도 봉삼초 전교생 30명에 캐리어 선물
11월25일, 학교서 전달 기념식 “마지막 수학여행길 따뜻한 선물” 후원금 100만 원 학교 측에 전달도 혜도 스님 출발 배웅하며 안전 기원
폐교를 앞둔 부산 영도 봉삼초등학교의 마지막 수학 여행길에 오른 학생들을 위해 학교 인근 사찰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이 전교생에게 여행용 캐리어를 전달하며 어린이들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지원장 혜도 스님)은 11월 25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봉삼초등학교(교장 박용호) 전교생 30명에게 여행용 캐리어를 지원하고, 수학여행 후원금 100만 원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봉삼초등학교가 오는 12월 폐교를 앞둔 가운데, 마지막 공식 행사인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이 보다 편안히 준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된 나눔이다. 이와 더불어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은 인근 초등학교인 봉삼초와 절영초에 각각 어린이 일간지 ‘소년한국일보’ 10부씩을 12월까지 2개월 동안 후원하기로 했다.
이날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혜도 스님은 전달식에서 “오래도록 교류하며 정을 나눴던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많이 쓰였다”며 “작은 선물이지만 아이들이 따뜻한 기억을 간직하고 새로운 학교에서도 건강하고 밝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어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소리와 웃음이 그리울 것”이라며 “선원에서는 늘 아이들의 앞길을 응원하겠다”고 기원했다.
박용호 교장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었는데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의 관심이 큰 힘이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폐교를 앞둔 상황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새 출발을 격려해 주신 덕분에 비록 학교에서 진행하는 마지막 수학여행이어도 그 기쁨이 배가 되었다”고 화답했다. 박 교장에 따르면, 전교생 30명 가운데 10명은 한부모·미혼모·조손가정 등이 생활하는 청학수련원 소속으로, “가정 형편상 캐리어를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귀중한 선물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혜도 스님은 박용호 교장을 통해 봉삼초등학교 수학여행 후원금 100만 원도 별도로 전달했다. 박 교장은 “오늘 주신 후원금 역시 학교 예산에 집행하여 그 혜택이 학생들에게 골고루 전달되도록 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스님과 박 교장은 수학여행을 위해 학교에서 출발하는 학생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인사하며 배웅하고 건강과 안전을 기원해 여행길의 온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수학여행을 위해 새 캐리어를 끌고 운동장으로 모인 아이들도 “제주도는 처음이라 무척 설렌다”, “캐리어를 끌고 여행을 갈 수 있어서 더욱 신난다”며 서로 활짝 웃었다. 밝은 미소와 설렘으로 가득한 수학여행 출발 풍경에 폐교를 앞둔 아쉬움 속에서도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관계자는 “학교 측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드렸을 때 ‘캐리어’라고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과 교육기관을 위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봉삼초등학교는 지난 수십 년간 영도 동삼동 지역의 초등교육기관으로 자리해왔으나, 학생 수 감소로 오는 12월 문을 닫는다. 혜도 스님은 “비록 학교는 사라지지만 이곳을 거쳐 간 아이들은 늘 소중한 인연”이라며 “모두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염원할 것”이라고 기원했다.
부산지사=박동범 지사장 busan@beopbo.com
[1802호 / 2025년 11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