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산

2006-06-06     법보신문

풍수지리는 인간이 자연과 어울려 사는 지혜를 말합니다. 실제로 명당은 드물기 때문에, 도선국사는 부족한 부분은 더하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내는 ‘비보(裨補)풍수’를 가르쳤습니다. 땅에 침놓기. 서울 신림동 뒷산인 호암산은 이름 그대로 마치 호랑이가 갈기를 세우고 도심을 향해 달려들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호랑이를 제압하기 위해, 무학대사는 심장 자리에 호압사(虎壓寺)를 세웠습니다. 흔히 말하는 명당이 아닌 바람받이에 절이 들어서 있고, 호랑이와 대결하느라 시달려서 그런지 몰라도, 주지 스님의 얼굴이야말로 호상(虎相)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도 땅의 산물이기에, 은연중에 땅의 기를 닮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