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平 等

'균평제등’의 줄임말‘ 진여엔 차별없음 의미

2004-08-10     법보신문
‘平’ 자에는 여러 뜻이 있으니,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에 ‘평탄(平 평탄할 坦)하다’ 할 때는 평탄이란 의미이고, ‘평화(平 화할 和)’라 하면 고르게 조화롭다는 뜻이고, ‘평균(平 고를 均)’이라 하면 ‘똑고르다’는 뜻이다. ‘等’ 자도 ‘균등(均等)’이라는 ‘가즈런하다’의 뜻에서 급수를 규정하는 ‘등급(等 급수 級)’의 의미로 두루 쓰이게 된다.

‘평등’이란 말은 곧 ‘균평제등(均平齊等)’의 준말이니, 높고 낮음이나 깊고 옅음이 없이 일체 현상이 모두 같은 공성(共性)으로 진여의 심성 위에는 모든 차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석가모니께서 고대 인두의 네 가지 사회 계급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 한 ‘사성평등(四姓平等)’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절대 평등의 깨달음이 ‘평등각(平等 깨달을 覺)’이고, 또 부처님은 모든 법이 평등한 이치임을 깨달아 알고, 또 평등하게 온갖 중생들을 제도하는 힘을 갖추었음을 ‘평등력(平等 힘 力)이라 하고, 이러한 자세를 갖춘 마음을 ‘평등심(平等 마음 心)’이라 한다.

또 평등이란 모든 법체의 실상이기 때문에 이를 깨달아 이르게 되는 지혜에는 응당 분별이 없으리니, 주관이나 객관에게도 구별이 없게 된다. 이런 것을 일러 ‘지평등(슬기 智 平等)’이라 한다. 또 모든 중생에게도 높낮이나 친소의 구별이 없이 모두가 다 불성을 갖추어 둘이 아님으로 보는 것은 바로 ‘중생평등(무리 衆 날 生 平等)’이다. 아무튼 우리는 일상의 생활에서 이 평등심을 가지려 노력해야 하는데 이러한 수련이 하루에 되는 것은 아니다.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일상사가 바로 선 수행의 방법으로 이해될 때 내 평등심은 찾아질까. 노력해 보도록 하자.


이종찬/동국대 명예교수( sosuk0508@hanafo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