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흐느낌이 있었다. ‘살생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음행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술을 마시지 말라’ 등 오계를 수지하던 순간이었다. 삐뚤어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29명의 여중고 학생들이 어깨가 가냘프게 떨렸다. 대원불교대학과 대원정사는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대원정사 법당에서 안양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불교반 학생들에게 수계법회를 열었다. 이날 법회는 지난 2000년부터 의왕시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 불교반 남학생 25명을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온 대원불교대학 이기풍 교학부장과 대원정사가 마련한 것.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는 불과 3개월째라 수계법회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에게 법명과 닮은 삶을 살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수계법회는 남학생들에게 호응이 높아
“봉사는 수행” 말에 감화연꽃마을 무료급식 14년독거노인 도시락 조리도 “하루 1시간 봉사하면 하루 젊어진다”는 조복행 씨가 연꽃마을 공양간에서 빈 도시락을 씻고 있다. 시름시름 앓았다. 병명도 모른 채 밥은 넘어가지 않고 입은 바짝 말라갔다. 병원서는 영양실조라고만 했다. 첫 애인 딸아이가 세 살 무렵. 불연을 만났던 그날도 조복행(61·원만성) 씨는 버스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망연자실 창밖을 보던 그의 눈에 승가사 푯말이 들어왔다. 무작정 벨을 누르고 내려 승가사를 향했다. 걷기도 힘든 그였기에 발은 우뚝 멈추고 말았다. 목탁소리가 들렸다. 소리에 이끌려 찾은 곳은 당시 고산 스님이 머물던 혜림정사. 생활법문 중이던 고산 스님과의 만남은 그가
고객중심경영. 끊임없이 복잡하게 변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서 고객, 즉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용호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춘성)은 이 같은 서비스의 실현을 위해서 TQM(Total Quality Management)이라는 주민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다. 용호종합사회복지관은 11월 9일 복지관 강당에서 TQM의 발대식을 갖고 주민들을 위한 경영 시스템의 도입을 선포했다. TQM이란 고객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의 질을 중심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고객 중심의 관리를 말한다. 즉 도구, 기법, 훈련 등의 통합 시스템을 통해 복지관의 문화를 정의하고 주민들의 만족을 추구하는 사업을 지원해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TQM은 부산에서는 금정구종합사
불교 복지시설의 불모지였던 전라북도 고창에 복지시설 3곳이 동시에 오픈한다. 고창에 3곳의 불교 복지시설이 문을 연 것은 불교 불모지였던 전북 서남부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조계종복지재단 선운사 지부는 오는 11월 29일 오전 10시 30분 복지관 3곳이 밀집한 고창읍 율계리에서 ‘개관식 및 복운 축제’를 개최하고 복지관 3곳의 문을 연다. 이번에 개관하는 복지관은 총 3곳. 2곳은 종합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관으로 연면적 2869㎡ 규모의 한 건물로 이뤄졌다. 나머지 1곳은 연면적 314㎡ 규모의 노인복지센터로 이곳은 노인돌보미바우처, 세탁서비스 등 가정봉사파견센터의 역할도 겸할 예정이다.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은 “지역 사회를 향한 전문적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
여동생은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오빠를 살리겠다고 골수를 제공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병실에 누워 얼마나 베게를 적셨던가. 꼭 살아서 다 갚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골수성 백혈병을 앓았던 김준현(50·사진) 씨는 2007년 7월 여동생이 골수를 기증해 수술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다. 이식수술을 위해 전세금 등 벌어놓은 돈을 모두 수술비로 써 감염위험에도 불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경제적인 열악함에도 희망을 품었다. 희망을 봤었다. 그러나 그에게 희망은 신기루처럼 닿을 듯 멀어지고 있다. 하나 둘 빨간 반점들이 생겨났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가려워 병원을 찾을 때도 그랬다. 허나 이 점들이 그의 건강에 또 다른 적신호이었을 줄 그는 미처 몰랐다. 이식편대숙주반응(GVH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오는 11월 19일부터 12월 26일까지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교육실에서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 10시 두 차례씩 발반사요법 자원봉사교육을 실시한다. 총 12회로 진행되는 교육과목은 △신경이완 운동 및 마사지 △임파선 및 슬개골 마사지 △발바닥 마사지 등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발반사요법은 발마사지와 달리 발에 좋은 자극을 줘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피를 맑게 해주며, 발로 전해지는 순환기능의 원동력으로 몸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전해지는 건강 요법이다. 발반사요법을 수료한 교육생들은 조계종직할자원봉사단 소속으로 각 복지 시설에 투입돼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발반사요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부대중은 수강료를 입금한 후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 신청하면 된다. 모집은 총
“불교 여성복지는 여성운동적 요소들이 결합돼야 활성화되는데 이는 종단의 종책과 복지시설 확충이 뒷받침 돼야 가능합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임해영 연구실장이 11월 2일 청호불교문화원 불교복지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불교 여성복지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여성을 위한 종교계 사회복지의 실태와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임 연구실장은 “불교계여성복지시설은 전체 불교 복지시설 477개소의 1% 안되는 등 불교 여성복지사업은 매우 열악하다“며 ”이는 종단 내부의 제도적, 실천적 관심 부족 외에 불교 전통 속에 축적된 가부장적 의식에 기반한 성 불평등적 이데올로기가 큰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임 연구실장은 “이를 타계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종단 차원의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가 변하고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는 시대에 요양원도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본 요양원은 추념불사, 동아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어르신과 가족, 시설이 분리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시 거주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중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165명의 노인들이 생활하는 무료요양시설 중랑노인전문요양원. 2006년 5월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문을 연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 중랑노인전문요양원 장용철〈사진〉 원장이 노인 복지의 방향을 ‘또 하나의 가족’ 프로젝트로 제시했다. 개원 당시부터 지속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장 원장은 “본 요양원의 또 하나의 가족 되기는 10월 25일 올해 처음으로 열린
1994년 첫 안내 봉사…5000시간 훌쩍불치병 극복 후 새벽기도 거른 적 없어 “봉사는 ‘아상’을 내려놓는 수행”이라는 이명수 씨는 병원 3곳에서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병명도 모르는 병을 어쩔 도리가 없군요.” 1975년 이명수(65·대자행) 씨는 병원에서 울부짖었다. 죄송하면 낫게 해 달라, 병명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애원했다. 온몸을 덮쳐오는 고통은 점점 몸도 마음도 딱딱하게 굳게 만들었다. 그러나 막내아들은 겨우 네 살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우이동 원통사를 찾았다. 과연 부처님이 있을까. 말을 듣지 않는 몸뚱이는 털썩 부처님 앞에 무너져 내렸다. 절박한 심정은 뜨거운 눈물로 흘렀다. “부처님, 정말 당신이 있다면
포대화상을 닮은 복스러운 볼이라며 엄마가 또 볼을 비빈다. 흐느낌이었을까. 잠시 엄마의 몸이 떨린다. 엄마의 볼을 타고 내려온 눈물은 병상에 누운 한 어린이의 볼을 뜨겁게 적신다. 왜 예전처럼 웃지 않을까. 뇌종양에 신음하는 김준범〈사진〉 어린이는 궁금하다는 듯 엄마를 본다. 고작 열두 살. 2006년 왼쪽 눈이 잘 안보여 찾은 병원이 집이 돼버렸다. 준범이는 입원과 동시에 힘든 항암치료를 1년이나 견뎌야 했다. 관음보살을 찾던 엄마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을까. 종양은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가는 혹독했다. 준범이는 뇌종양으로 평생 뇌병변을 장애로 안고 살아가야 한다. 오른쪽 다리는 마비됐고 말은 어눌해졌다. 준범이 엄마는 7년 전 남편과 이혼했다. 두 아이가 애비 없는 자식이란 말을 듣지 않도록
금빛 가을 들녘 따라 해풍이 불어오는 경남 거제시의 한 농촌마을에 ‘더불어 사는 공동체, 장애인들의 생활 요람’ 반야원이 있다. 이곳은 지난 1999년 무허가 시설 ‘치자마을’을 사회복지법인 내원(대표이사 정련)에서 인수해 2004년 넓고 쾌적한 시설로 탈바꿈했다. 1, 2급의 중증 장애인들이 생활한다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활기차다. 원장 법수〈사진〉 스님은 “반야원은 천혜의 자원과 쾌적한 환경 속에 자리한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이라며 “정원 80명에 현재 52명의 장애인들이 한 가족이 되어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시설인 만큼 사회 구성원들과의 소통은 중요한 일. 스님은 “자원봉사, 외부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장애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경남청소년활동지원센터의 지원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 중랑노인전문요양원은 지난 10월 25일 요양원 5층 강당에서 ‘제1회 열반어르신 추념불사’를 봉행했다. 이번 추념불사는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세연을 접은 무의탁 노인들의 복을 서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원 후 2006년 5월부터 올 9월까지 입소 노인 중 35명의 복을 서원한 추념불사는 가족들과 연고자, 입소 노인들이 참여해 합동 제사로 진행됐다. 이는 노인들이 사후에도 가족들로부터 기억되리라는 인식을 갖게 돼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장용철 원장은 “추념불사는 요양원의 생활이 가족과의 격리가 아닌 사회적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앞으로 중랑노인전문요양원은 요양보호 뿐만 아니라 사후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노인 생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