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7.10.20 금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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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 만남으로 생멸의 진리 드러내다올미아트스페이스, 법관 스님 展
10월30일까지 ‘선 내면 통찰’
대상 해체해 점·선으로 표현
단색화 통해 세상 묘리 전달
김현태 기자  |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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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2  15: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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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비구상 작품으로 선화의 영역을 넓혀온 법관 스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우정국로 올미아트스페이스 초대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禪(선) 내면으로의 통찰’이라는 주제로 10월30일까지 계속된다.

   
▲ ‘禪_2016’, 6개 각 160×27cm, 아크릴에 캔버스.
면은 선과 선들의 결합이다. 또한 선들은 점과 점이 만나 이뤄낸 결과물이다. 화폭 위를 부지런히 오가는 붓끝을 따라 만들어진 점들은 선을 이루고, 이 선들은 평면의 화폭 위에 무한한 변수로 살아 움직인다. 그렇다고 무질서하거나 방만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함도 덜함도 없는 균형감으로 안정돼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들이 화폭을 가득 채우는 듯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여백을 만들고 또 다시 점을 만들며 처음에 지녔던 색과는 또 다른 색으로 변화한다.

“무수히 많은 단순한 점과 선들을 겹쳐 스스로의 내면을 드러나게 한다. 생성과 소멸의 무한한 붓질은 우주를 표현하고, 그 안에서 다시 빛이 만들어져 공간을 스스로 비춘다. 이는 지극히 평범하면서 자유롭고 명상적이며 선적인 인간 내면의 절대 자유와 무한한 공간, 그리고 동양정신을 바탕에 둔 순화된 한국적 미를 의미한다.”

붓은 그저 선 하나를 그을 뿐이지만 정성 다한 손놀림이 멈추지 않았기에 선은 면이 되고 점을 낳는다. 똑같은 형태의 면이나 점이 하나도 없는 이유다. 가로와 세로로 겹쳐진 무수한 선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화면 위에 공존한다. 기왕에 그려진 선들은 바닥으로 가라앉고 그 위에 다시 새로운 선들이 자리 잡는다. 시간이 갈수록 그것들은 다시 화면 바닥으로 가라앉고 다시 새로운 선들이 나타난다. 이 선들의 공존은 융화의 세계를 이루며, 세계는 다시 반복되기를 그치지 않는다.

   
▲ ‘禪_2015’, 116.5×90.8cm, 아크릴에 캔버스.
의도된 형태와 배치는 처음부터 없었다. 법관 스님은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대상을 단순한 도형으로 상징화하는 작업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산과 물, 풀, 바위와 같은 사물들을 단순화해 마치 탱화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장엄한 색채로 형상화했다. 그러다 대상을 분절하고 파편화하는 방향으로 점차 나아갔다. 수년에 걸친 해체의 시기를 거쳐 마침내 지금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법관 스님의 단색화를 통한 만물의 운행과 세상의 묘리에 주목했다.

“청색의 무수한 기미를 띤 법관 스님의 그림은 마치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닮았다. 파도는 현상이지만 보통 명사로서의 바다는 본질이다. 법관 스님이 눈길을 주는 것은 파도가 아니라 바다다. 비가 오고 날이 궂으면 파도가 포효하듯이, 해가 좋고 바람이 잦으면 파도 또한 잔잔하듯이, 물상의 변신은 믿을 게 없다. 법관 스님이 청색의 세계로 육박해 들어가서 진청과 진회색의 사이를 오가는 뜻은 바다의 현상이 아니라 본질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이 어디 색의 세계에만 국한되는 것이랴.”

   
▲ ‘禪_2016’, 116.6×90.4cm, 아크릴에 캔버스.
법관 스님은 기존의 어떤 형태도 거부하며 오로지 선을 긋고 점을 찍는 필획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 정신수행의 올곧은 길을 가고자 한다. 작품 속 대상은 달이 아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형상에 얽매이지 않으며 모든 생각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자리에서 함께 본질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작품 속에 담긴 법관 스님 마음이다. 02)733-2002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11호 / 2017년 10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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