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국대측의 안일한 대응들이 오늘날 캠퍼스 내에서의 훼불을 만연시키는 근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건학이념에 대한 정면도전인 훼불사태와 관련해 가중처벌을 하는 학칙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나, 심지어 학교 내에서 불교를 경시하는 경향이 만연하는 지경에 이른 것은 건학이념에 대한 학교 운영책임자들의 숭고한 인식이 결여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부처님의 성상에 붉은 십자가를 그려 넣은 이번의 훼불 사건에 대해 불교계가 유독 분노하는 것은 사건 발생 20일이 넘도록 이를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렇다할 획기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동국내 대 스님학인들의 모임인 석림회를 무마하는 차원에서 적당히 사건을 종결하려는 학교측의 안일한 인식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물론 사건의 책임을 물어 관계자를 처벌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학교운영이 문제가 되어 종단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당하고 있고, 훼불이 관행화 하여 건학이념이 땅에 떨어진 지경에 이르러서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동국학원 관계자와 학교 운영 책임자들의 대오각성과 책임을 지는 태도만이 훼불사건의 재발을 막고 건학이념을 바로세우는 길임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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