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 광전 스님
  • 승인 2017.12.04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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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의 모든 것이 제도화 되어 있다. 태어나 일정한 나이가 되면 학교에 가야하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진학할 때 내신과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 등 시스템화 된 사회에 살고 있다.

절집도 예외는 아니라서 처음 절집에 들어오면 6개월 정도 행자생활을 해야 하고 사미, 사미니계를 수지하고 나서는 기본교육 4년을 이수해야 구족계를 받을 수 있고, 구족계를 받은 다음에도 자기 선택에 따른 교육과 수행정진 그리고 소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도 종법에 따른 법계품수 그리고 연수교육, 결계포살 등 어느 것 하나 제도화 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제도화된 시스템 안에서 룰을 따르든, 룰을 따르지 않고 시스템을 벗어나든 선택을 해야 한다. 그 룰이 옳든 그르든 일단 룰이 정해져 있는 이상 다른 선택은 없다.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룰에 따라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다. 연간 수억, 수십억원의 돈을 버는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도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정해진 룰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앞서 나가 성공을 거뒀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경쟁은 필연이다.

하지만 룰이 나에게 불리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룰에 따라 경쟁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거나 룰을 따를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경주에서 뒤쳐진 사람으로 만족하거나 룰을 불평하며 불행해 하거나 두 가지 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는 걸까?

걸출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엔 아예 룰을 벗어나 새 룰을 만든 인물들이 적지 않다. 유니클로는 기존 패션시장의 룰에서 벗어나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일괄 시스템을 만들어 유행에 빠르게 대응하는 저렴한 패션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힙합은 기존 대중음악 질서를 깨는 참신성으로 비주류에서 주류로 떠올랐다. 세상은 고착화된 듯이 보이지만 곳곳에서 끊임없이 비주류의 도전과 룰을 깨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존 룰에 따라 경쟁에서 이긴 사람, 기존 룰을 벗어나 아예 새로운 경쟁의 룰을 만든 사람이다. 반면 평범한 사람은 기존 시스템에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거나 기존 룰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기존 룰을 따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다. 룰을 깨고 시스템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룰을 따라 경쟁에서 이기라고 말하지만 성공하는데 룰을 따르느냐, 따르지 않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성공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 룰에서 경쟁하는 것이 내게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학에 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지금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지 않으면 큰 기회를 놓칠 것 같아 대학이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당장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안에서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시스템을 벗어날 때 훨씬 더 기회가 크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게이츠가 성공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이 판단력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제도는 지향하는 바가 있다. 그러나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고, 세상이 변해감에 따라 개선의 필요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기존 제도 아래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제도의 개선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제도의 개선은 곧 자신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의 상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개인이나 조직, 국가는 끊임없이 문제에 봉착한다. 봉착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에 따라 개인, 조직 국가의 운명이 갈리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고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기존의 시스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새로운 룰을 만들어 나가는 도전정신을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는 시대이다.

광전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chungkwang@yahoo.com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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