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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 재가연대 외면 확산…몰락의 길 걷나

  • 사회
  • 입력 2018.01.05 22:24
  • 수정 2018.01.08 10:40
  • 댓글 55
▲ 재가불교운동의 선두주자였던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참여불교재가연대 소유의 우리함께회관.

2013년 1500명이던 회원
2017년말 139명으로 급감
내홍·횡령의혹 악재 원인
“수행 신심 부족도 문제

“정치화”에 후원도 줄어
“불교 정체성 상실” 비판

재가불교운동의 구심점으로 평가받던 참여불교재가연대(상임대표 허태곤, 이하 재가연대)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1500명에 달하던 회원수가 2013년 이후 반토막 난데 이어 지금은 10분의 1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재가연대가 몇 년 내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99년 출범한 재가연대는 사회참여, 자비실천, 불교인재양성 등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재가불교운동을 선도했다. 특히 청정교단을 위한 자정활동을 비롯해 재가불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불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013년에는 회원이 1500여명에 이를 만큼 양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재가연대는 내홍과 공금횡령 의혹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조직 강화와 회원수 증가’를 목표로 내걸고 현 집행부가 새롭게 출범했지만 종단비판에만 매몰되면서 재가연대의 침체를 가속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가연대의 쇠락은 7년 전부터 가시화됐다. 2011년부터 운영시스템 붕괴, 사무총장 공금 횡령 의혹, 출가승단에만 집중된 노골적 비판 등으로 홈페이지 상에 한때 1500여명이라고 밝혔던 회원이 지금은 140여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후원회비도 월평균 최대 975만원에 달했지만 2017년 11월 재가연대 후원회비는 250만원에 불과하다.

2011년 재가연대는 실무를 담당하던 활동가들이 차례로 사퇴하면서 사무처의 공백이 발생했다. 재가연대의 실질적인 활동을 담당했던 사무처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활동 역시 급격히 침체됐다. 후임 활동가들이 임명됐으나 상임대표특보와 공동대표단의 월권으로 대중공의를 모아 의결했던 원칙이 무너지면서 조직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12년 이후 재가연대에 대한 불자들의 외면이 본격화됐다. 홈페이지에 공개한 재가연대의 회비수입은 2012년 1~5월 총 4219만원이었다. 월평균 840여만원 이르렀던 회비는 2015년 368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후 2015년 선임된 7기 집행부는 3년 내 회원수 1500명을 목표로 ‘회원중심조직’을 4대 기조의 하나로 선정했지만 재가연대 후원회원 수는 2017년 139명으로 2015년 194명에서 오히려 감소했다.

재가연대 전 관계자는 “교단개혁뿐 아니라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불교아카데미, 종교자유정잭연구원, 교단자정센터 등 각 영역을 발전시켜나갔다”며 “그러한 활동들이 재가불자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불자의 기본이 되는 수행과 신심의 측면이 부족했던 점이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내부 구성원들 갈등과 재가연대의 정체성이 희박해지면서 재가불자들이 외면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2017년 12월12일 출범한 조계종적폐청산연대 2기에도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허태곤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는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2기 공동대표를 맡았다.

재가연대를 후원했던 회원들은 재가연대가 출범 당시의 순수성을 상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재가연대 후원회원이었던 A씨는 “재가연대가 출범하면서 재가자들의 목소리가 응집할 수 있었고 그러한 의견들이 종단에 전달됨으로써 자정기능을 했다. 그뿐 아니라 재가불자 교육, 비전 제시 등 종단에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대의 흐름에 대한 비전 제시나 인재 양성 등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후원을 정지한 것은 회원으로서 경책의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후원회원 B씨도 “재가자들이 모여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고 관련 운동을 열심히 해보겠다는 취지에 공감해서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기부해 왔다”며 “2015년 이후 활동 방향, 내용, 운영방식을 보며 설립 당시의 순수한 정신이 퇴색, 왜곡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종단정치 지형에 따라 정치 집단화된 양상을 보이는 것에서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허태곤 재가연대 상임대표는 “현재 재가연대의 불교적폐청산 활동은 초심을 잃었다기보다 한국사회 적폐청산과 발맞춰가려는 노력”이라며 “올해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회원조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가연대가 지난해 12월, 목사의 아들로 자신도 개신교인임을 밝히거나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까지 ‘재가불자상’을 수여하면서 재가연대 스스로 불자의 정체성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향후 재가연대의 회원 증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들도 나온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23호 / 2018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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