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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 포교사의 하루
제주지역단 서귀포군팀 양순실-하전역 후 부처님 인연 잇겠다는 군인 보면 환희
양순실  |  soonsil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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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9  09: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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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총괄 군포교팀은 새로 품수 받은 신규팀원을 포함하면 17명이다. 하지만 사정은 다른 포교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참석률이 5~7명 내외로 저조하다. 수병들에게 점심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법회 진행까지 도맡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인원이다. 어쩌겠는가. 부처님 일인데 불평불만할 시간이 없다 할 뿐이다.

점심식단은 주로 국수와 과일 그리고 튀긴 통닭이나 족발이다. 젊은 수병들 입맛을 맞추다보니 어쩔 수 없이 고기를 곁들인다. 가끔 피자, 햄버거, 짜장면도 준비한다. 요즘엔 군장병들과 간격을 줄이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김밥재료들을 풍성하게 준비해서 각자 취향에 맞는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점심시간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법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정해져 있지 않다. 해서 음식은 최소 30명에서 60명분을 마련한다. 참석률이 저조해서 한 사람이 5인분을 마음껏 먹을 때가 있는가하면, 음식이 동날 정도로 많이 참석해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수병들이 먼저 다가와 합장반배하면 괜히 가슴이 설렌다. 점심이 맛있다고 국수를 두 그릇이나 먹는 수병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도 한다. 국군의 날이나 전역을 앞둔 수병이 있으면 함께 케이크에 꽂은 촛불을 끄면서 덕담을 나누면서 정을 나누기도 한다.

물론 재정적으로 조금 어렵다. 매월 1만5000원씩 자동이체 되는 단비를 제외하고도 1인당 팀 회비를 30만원 정도 낸다. 서귀포총괄 군포교팀은 팀 회비를 울력으로 충당한다. 팀원들 중 밀감농사를 짓는 포교사들이 적지 않다. 다른 인력을 구할 필요 없이 팀원들이 가서 ‘밀감울력’을 하고 품앗이 비용을 받아 활동비를 채우는 시스템이다. 원칙이 있다. 1인당 최소 4회 이상 울력에 필히 참석해야한다. 울력이 팀원들 간 화합과 소통의 장이 된다. 다른 팀 포교사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군포교 재정을 전부 감당하긴 버겁다. 그래서 별도로 수익사업도 진행해야 한다. 매년 떡국이나 특산물 판매로 나름 재정을 만든다.

힘들게 마련한 재정으로 군포교에 전념하고 있지만 매번 아쉽다. 강정해군기지 내 수병들에게 따뜻한 정이 담긴 집밥을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부족함이 많다. 준비하지만 늘 모자란다고 느끼는 감정은 하나라도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 아닐까.

수병들에게 불교교리와 예절, 법회만 강조하진 않는다. 군 복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건에서 겪는 고민이나 상처들도 보듬어야 한다. 상명하복의 위계 잡힌 질서, 고된 훈련에서 오는 피로감, 집이나 가족 혹은 연인이 그리운 수병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다양한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곁들여 법회시간에 활용하고 있다.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수병들은 전역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포교는 부처님 가르침만 알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소한 부분부터 챙기는 배려가 중요하다.

지성이면 감천이랄까. 전역을 앞두고 더 이상 군법당을 나올 수 없어 아쉽다고 하는 수병들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처음 법회에 올 때는 좌복을 밟거나 삼배조차 제대로 못하던 수병들의 달라진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삼귀의, 반야심경, 보현행원, 사홍서원 등을 자신 있게 봉송하고 봉독하는 수병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환희심에 젖는다.

군법회에 참여하면서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었고, 부처님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는 수병, 전역 후에도 부처님과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수병들…. 자식 같은 수병들을 보면서 항상 휴일을 반납하고 포교에 임하는 나 자신에게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다음 법회에는 어떤 프로그램과 어떤 맛있는 음식으로 수병들과 소중한 시간을 이어나갈까. 고민조차 행복하다.

양순실 제주지역단 서귀포군팀 soonsilyang@hanmail.net
 

[1423호 / 2018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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