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진실한 고백 빈승의 마지막 당부-상
93. 진실한 고백 빈승의 마지막 당부-상
  •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 승인 2018.01.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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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제 것이지만 개인 소유물은 없습니다”

▲ 성운대사는 운동을 통한 홍법활동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불광산를 대표한 운동팀들을 격려하고 있는 성운대사. 대만 불광산 제공

“세간의 모든 것에 대해서 생겼다고 기쁘게 느끼지 않았고 없어졌어도 아깝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인생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림이 없고 인연에 따르면서도 연연하지 않으면서 불도에 감응하고 불법에 부합할 수 있으면 가장 부유한 인생이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빈승이 출가한 70여년 간 생사문제에 대해서 자주 토론했습니다. 태어나면 죽어야하고 죽으면 태어나는 것은 마치 계절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이 있고 물질에 ‘성주괴공(成住壞空)’의 무상함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는 당연히 ‘노병생사’의 윤회가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죽음에 대해 별로 마음에 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수십 년 삶의 세월에서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드나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도망 다녀야 했고 감옥에 갇혀 수난을 겪었으며 심장수술을 했고 40~50년간 당뇨질환을 앓았으며 중풍을 두 번 겪었고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고 피부가 벗겨지고 근육을 다치는 등 수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빈승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중국에는 “인생 70은 예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60~70세 때는 몸이 매우 건장한 편이었기에 80세까지 살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 살게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물론 생명은 인생에서 단계적인 면이 있기에 저는 85세가 되었을 때 미리 유서를 작성하였고 저의 생각을 단지 불광산 제자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이 유서를 ‘진실한 고백’이라고 불렀는데 예전에 제자들에게 한번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꺼내서 한 번 읽어달라고 하였는데 ‘빈승이 할 말이 있습니다’의 마지막 글에 유서를 싣고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다음은 ‘진실한 고백, 제 마지막 당부’의 전문입니다.

불법을 외호하는 불자들, 법우들, 제자들 저는 지금 여러분에게 진실한 고백을 하고자합니다.

저의 일생을 남들은 제가 돈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저는 빈궁하게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씻은 듯이 가난한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저는 가난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 아이였고 마음속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노년이 되면서 학교 여러 곳, 문화와 출판사업, 기금회 등이 있다면서 아주 부유하다고 여겼지만 그것들은 모두 시방대중의 것이지 제 것이 아니었기에 나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세상 여러 곳에 사찰을 지었지만 제 자신을 위한 집 한 채, 방 한 칸을 짓거나 자신을 위한 탁자나 의자 하나 가지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에 저한테는 기와 한 장, 땅 한 평 없습니다. 불교 승가의 물건은 모두 다 시방의 공유물이지 어찌 개인의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제 마음 속에는 세상을 다 제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일생에서 저는 사무용 책상을 써 본적이 없고 수납장도 없었습니다. 비록 제자들이 마음을 써서 준비를 해주었지만 저는 한 번도 쓴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일생으로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산 적도 몇 번 없었고 돈을 모은 적은 평생동안 전혀 없었습니다. 저의 모든 것은 모두 대중의 것이며 불광산의 것이며 사회에 되돌려지고 있습니다. 모든 제자들도 ‘이 몸과 마음을 불교에 헌신하면서 인연에 따르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제 일생에서 사람들은 저에게 사람을 끌어 모으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저의 내심은 매우 적적하여 저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가장 싫어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남들은 저에게 제자와 신도가 얼마만큼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들을 제 것이라고 여긴 적이 없으며 모두 다 도반으로서, 다들 불교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누구에게 돈을 나누어 준다거나 어느 건물과 토지는 누구에게 주겠다든지 하는 어떤 개인적인 물질적 분배를 한 적이 없으며 누가 무슨 기념품을 받는 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많은 책들 가운데서 마음대로 어디에서라도 한권을 가져가서 기념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원치 않는다면 저의 어떤 좋은 말이라도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오직 당신들에게 인간불교를 배울 수 있도록 하였을 뿐이고 당신들에게 도량을 보호하고 지키도록 하였을 뿐입니다.

저는 모두들에게 어떻게 좋게 하거나 어떻게 나쁘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사중에는 제도가 있어서 승급에는 정해진 표준이 있지만 세간법에서 평형을 맞추기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승급의 근거는 사업(事業), 학업(學業), 도업(道業), 공업(功業)으로, 여기에는 크고 작음과 높고 낮음, 있고 없음이 있어서 바라보는 표준이 각자 다를 수 있는데 이는 다 복덕인연과 관계된 것입니다. 모두의 승급여부는 제 개인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대신하여 정의를 주장하고 바른 말을 해주면서 마음에 흡족하게 해줄 수 없기에 저는 모든 제자들에 대해서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두들 억울해도 참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 종무위원회에서 공적(功績)의 등락을 의결하지만 출가 수행생활에는 불법의 평가가 나름 있을 것이니 세간의 잣대로 길고 짧음을 논하지 않아야 합니다.

금후로 저는 제자들의 인사 이동이 염려가 됩니다. 불광산이 정부조직은 아니지만 많은 업무부서와 인사제도를 갖고 있기에 전등회(傳燈會)에서는 능력에 맞게 소임에 배치하고자 최대한 노력을 하겠지만 개인의 능력과 생각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 모두들 인내해야 합니다. 세상은 평등을 논하기에 어려움이 있기에 평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창조해 내려면 우리가 어느 각도에서 평등을 논해야 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앞으로 다른 의견이 있게 되면 모두들 ‘불광산 제자수첩’에 따르도록 하는데 개정할 수 있지만 대중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저의 일생에서 모두들 제가 불사를 펼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저는 아주 쉽게 느꼈습니다. 단체 창작에서 저는 단지 대중 속의 한 사람이었을 뿐으로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자연스러운 인연에 따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관리학에 능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실상 저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 다스리는(無爲而治)’ 이치를 알았던 것뿐입니다. 모두들 서로 돕고 협력해준 것에 감사하며 계율과 법제(法制) 이외에 우리 모두에게는 다른 사람을 관리할 권리가 없습니다. 세간의 모든 것에 대해서 생겼다고 기쁘게 느끼지 않았고 없어졌어도 아깝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인생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림이 없고 인연에 따르면서도 연연하지 않으면서 불도에 감응하고 불법에 부합할 수 있으면 가장 부유한 인생이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저는 일생으로 ‘주는’ 철학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는데 항상 남을 찬탄해 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했습니다. 저는 남에게 신심을 주자, 남에게 기쁨을 주자, 남에게 희망을 주자, 남에게 편리함을 주자는 불광인 업무지침을 정했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맺는 인연의 중요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속에는 오직 모든 인연과 연을 맺고 모든 곳으로 불법의 씨앗을 널리 심고자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저는 온갖 교육사업을 펼치려는 뜻을 세웠는데 그것은 어려서부터 제가 정규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한 적이 없었기에 교육만이 자아발전을 할 수 있고 사람의 기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글을 써서 책을 내고자 발심한 것은 부처님으로부터 이어 내려온 불법의 흐름을 세간에 널리 전해주는데 저의 마음속 샘물을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생으로 ‘물러서는 것으로서 나서는 것으로 삼았고 대중을 자신으로 삼으며 없음을 있음으로 삼고 공을 낙으로 삼는다(以退為進 以眾為我 以無為有 以空為樂)’하는 인생관을 지켜왔습니다. 모든 저의 출가제자들은 모든 출리심(出離心)을 근본으로 하여서 출세간의 사상으로 입세간의 사업을 하고 간소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모아두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거의 삼의일구( 三衣一具 : 비구들이 가질 수 있는 세 가지 옷과 좌선용 바닥깔개), 두타18물(頭陀十八物 : 고대 대승비구가 지니면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18가지 물품), 의단 두 근 반(衣單兩斤半 : 수행자는 옷과 이부자리를 두 근 반 무게만큼 적게 소유함을 뜻함)이라는 많은 훌륭한 전통은 계율에도 부합되므로 다들 깊이 생각하고 숙지해야 할 것입니다. 불광산 제자들은 개인적인 모연(募緣)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청탁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사업을 갖지 않고 개인적인 음식을 만들지 않고 개인적인 제자를 거두지 않고 개인적으로 금전을 저축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도량을 짓지 않고 개인적으로 신도와 왕래하지 않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할 수 있으면 불광산의 법맥은 더욱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423호 / 2018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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