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1월1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승가교육시스템의 대폭적인 개편을 시사했다.
승가교육 ‘전법’중심으로 개편
‘전법이 곧 수행’ 승가상 구현
스님은 “출가자 수가 감소됨에 따라 승단구성원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완만한 추이로 계속될 것”이라며 “이제 승가교육시스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본교육기관 숫자 축소조정 △교수진 및 교학연구자 적정수 유지대책 △승가대학 축소에 따른 교수급 스님 새 역할 부여 △기본교육과정 학제 조정 △구족계 수지 시점 조정 △기본교육과정 이후의 다양한 전법교화활동 장려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현응 스님은 기본교육기관 숫자 축소조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스님은 “현재 종단의 기본교육기관은 중앙승가대, 동국대, 기본선원, 사찰승가대학 등 총 18개”라며 “이는 출가자가 현재보다 3~4배 많았던 20년 전 설립된 것으로, 그때에 비해 출가자가 3분의 1로 감소된 현실에서 교육기관 숫자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교육효과와 예산에 비춰볼 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기본교육기관 수 조정은 2010년부터 검토해 왔지만 해당 사찰의 반발로 강제하지 못했다”며 “가르칠 교수는 늘고 있지만 배울 학인이 줄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본교육기관 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육원은 해당사찰주지, 교수, 학인 등과 협의를 진행해 현행 기본교육기관을 최소 3분의 1이상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교육기관 축소에 따라 학인을 지도할 수 없게 된 교수급 스님들에 대해서는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불법을 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응 스님은 이날 “이 시대에 맞는 승가교육은 전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불교가 오늘날처럼 세계종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각지로 전법에 나선 제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사유’하면서 늘 설법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런 정신에 따라 오늘날 스님들도 행자생활과 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전법교화의 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족계를 받은 스님들은 전법교화가 기본생활이자 책무이고, 수행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며 “그것이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승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원은 기본교육과정에 전법교화활동에 필요한 승가교육 교과목을 확대 지원할 방침이다. 또 4인 이상의 스님들이 어린이, 청소년, 군부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법활동을 하는 승가결사체에 대해서도 연수인증은 물론 최대 1000만원까지 예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응 스님은 또 “승가교육에 있어 종교성과 윤리성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불교신도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한국불교가 언젠가부터 종교성을 외면하고 윤리성을 강조하지 않은 데 있다”며 “구족계를 받은 스님들이 불보살신앙과 자비보살행으로써 불자들과 일반인을 이끌 수 있도록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응 스님은 침체된 염불신앙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사찰별로 전승돼 오는 염불전통을 복원, 전승하고 현대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창작염불도 시연 보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25호 / 2018년 1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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