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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웻산타라 자타카-⑦흰코끼리 팟차야 보시

칼링가 왕국 가뭄 해결 위해 신통 지닌 코끼리 선뜻 보시

▲ 태국 중부 핏사눌록(Phitsanulok) 불교사원 벽화에서 흰코끼리 팟차야의 보시.

웻산타라 태자가 타고 다니는 흰코끼리 팟차야의 도움으로 쉬위 왕국에는 매년 비가 내려 가뭄이 없었다고 한다.

웻산타라 태자의 흰코끼리
비를 내리게 하는 신통 지녀
이웃나라 브라만들 부탁에
땅이 진동하는 큰 보시 택해

그런데 남쪽에 있는 칼링가(Kālinga)왕국은 사정이 달랐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사가 어렵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칼링가의 시민들은 왕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전통적으로 인도 사회에서 가뭄이 오면 왕과 브라만 사제들이 제사를 지내고 엄격한 계행을 하면서 비가 내리기를 기다린다.

칼링가의 왕은 백성들에게 비가 내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브라만 사제들을 소집하여 기우제를 지냈다. 7일 동안 엄격한 계행을 실천하며 비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많은 백성들은 8일째 되는 날 수도에 모여들었다. 왕은 백성들에게 말했다. “백성들이여, 내가 7일 동안 엄격한 계행을 했지만 비가 내리지 않고 있구나. 내가 다른 어떤 것을 더 해야 한단 말인가?”

이때 한사람이 왕에게 말했다. “왕이시여, 당신께서 비를 내리게 하실 수 없으시다면, 시위왕국 제툿타라(Jetuttara)에 있는 웻산타라 왕자의 흰코끼리를 얻어 오세요. 이 흰코끼리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듣기로 웻산타라 태자는 보시행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라만 사제들을 보내서 흰코끼리를 받아오게 하세요. 흰코끼리가 오면 가뭄은 멈출 것입니다.”

왕은 8명의 브라만 사제들을 선발해서 제툿타라로 보냈다. 이들은 성문 앞에 있는 빈민구호소에서 밥을 먹고 보름날 성의 동문 쪽에서 코끼리를 보시받기로 했다. 보름날 아침 웻산타라 왕자는 흰코끼리 팟차야에 올라타고 동문 쪽으로 와서 빈민구호소를 살폈다. 칼링가에서 온 브라만들은 웻산타라 왕자와 그의 코끼리를 직접 봤지만 보시를 해달라고 할 기회가 없었다. 이들은 급히 남문으로 달려가 왕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왕자가 흰코끼리를 타고 나타나자 브라만들은 앞으로 나가서 웻산타라 왕자에게 말했다.

“위대하고 고귀한 웻산타라 태자시여, 당신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웻산타라 왕자는 브라만들에게 인사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 브라만들은 말했다. “위대한 태자시여, 저희들은 아주 소중한 것을 원합니다. 저희들에게 거대한 상아를 가지고 있고 신통력이 있어서 비를 내리게 하는 흰코끼리를 보시해 주십시오.”

웻산타라 왕자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누가 무엇이든 보시해달라고 한다면 보시하겠다는 소망을 가져왔다. 누군가가 나에게 나의 머리를, 나의 심장을, 나의 피부를, 보시해달라고 한다고 해도 기꺼이 보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당신들은 나에게 외적인 재물에 해당되는 흰코끼리를 보시해달라고 하는구나. 나는 기꺼이 보시하리라!” 그리고 왕자는 황금물병에 물을 가득 부은 후 땅에 뿌리면서 선언했다. “나는 보시함에 있어서 어떠한 주저함도 없다. 거대한 상아를 가지고 있고 신통력이 있어서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소중한 흰코끼리를 브라만 사제들에게 기꺼이 보시하겠노라!” 흰코끼리의 보시가 이루어지자 땅이 크게 진동하면서 위대한 보시가 이루어졌음을 인도전역에 알렸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29호 / 2018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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