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웻산타라자타카 ⑨웻산타라 가족의 추방
55. 웻산타라자타카 ⑨웻산타라 가족의 추방
  • 황순일 교수
  • 승인 2018.03.13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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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면서도 대보시 행한 웻산타라 태자

▲ 태국 방콕 불교사원 웻산타라자타카(Ves santarajātaka)에서 웻산타라 가족의 추방.

자신의 흰코끼리를 보시했으므로 웻산타라 태자에게는 잘못이 없었다. 하지만 이 일로 제툿타라(Jetuttara)의 시민들이 상처를 받았다면 그 점에 대해서 스스로 모든 것을 감당하기로 했다. 왕의 사자가 돌아간 후 태자는 신하들을 불러서 이야기했다.

추방명령 통보 받은 태자
백성 위해 700가지 보시
아내에게도 이별을 통보
아내 맛디, ‘함께하자’애원

“나는 보시행을 완성하기 위해 살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추방하거나 죽인다고 해도 나는 결코 보시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비록 내가 잘못한 것이 없지만 나는 이제 제툿타라를 떠나야 한다. 흰코끼리의 보시 때문에 추방되지만 나는 보시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에게 내가 제툿타라에 하루만 더 머무르게 해달라고 부탁하라. 성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큰 보시를 하려고 한다. 내일 700대보시를 행하고 모레 제툿타라를 떠날 것이다.”

웻산타라는 700대보시를 위해서 신하들에게 코끼리, 말, 소를 각각 700마리씩 준비하게 하고 마차 700대, 남자하인 700명, 여자하인 700명을 준비시키도록 했다. 그리고 조용히 아내 맛디(Maddī)를 불러 말했다. “맛디여, 내가 당신에게 준 보물들과 당신 아버지가 준 결혼지참금을 잘 챙기세요. 그 재산은 당신에게 합당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세요. 사랑하는 맛디여, 이것이 당신이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부모님을 잘 부탁합니다. 또한 당신의 새 남편에게도 잘해야 합니다. 만일 누구도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면 당신 스스로 새 남편을 찾으세요. 홀로 인생을 허비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을 듣고 맛디는 울면서 웻산타라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자 웻산타라가 자신은 어둡고 위험하며 맹수들이 가득한 숲으로 가야만 한다고 이야기했다. 웻산타라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사정을 이해한 맛디는 단호하게 말했다.

“태자시여, 저는 당신이 홀로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 저는 따라 갈 것입니다. 함께 죽거나 홀로 살거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기꺼이 함께 죽겠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당신 옆에 있을 것입니다. 결코 짐이 되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이 아름다운 숲속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것을 보게 된다면, 한때 당신이 왕자였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코끼리가 포효하고 부엉이가 울고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한때 당신이 왕자였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한편 왕비 푸사티(Phusatī)는 웻산타라가 추방된다는 소식에 절망했다. ‘차라리 내가 독약을 먹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어버리겠다. 웻산타라는 죄가 없고, 존경받을 만하며, 탐욕스럽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관대하며, 가족과 친구와 모든 백성들을 사랑하고 있다. 왜 그가 추방되어야 한단 말인가!’ 왕비는 왕에게 가서 말했다. “어떻게 당신은 죄 없는 태자를 추방시킬 수 있는지요? 당신이 이렇게 한다면 왕국은 멸망할 것입니다. 당신의 왕국은 썩어버린 망고처럼 터져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바싹 마른 호수에 홀로 내려앉은 기러기와 같이 외톨이가 될 것입니다.” 산자야 왕도 울면서 왕비 푸사티에게 답했다. “존경하는 왕비여, 웻산타라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쉬위 왕국의 왕으로서 그를 추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은 가족의 일과 국가의 일을 구분해야만 합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1호 / 2018년 3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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