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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바바라 로드-상

숭산 스님 만나 ‘불교가 삶의 답’ 알고 입문한 첫 여성 선사

▲ 관음선종 최초 여성 선사 바바라 로드.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컴벌랜드(Cumberland)시에 있는 프로비던스 선센터(Providence Zen Center)는 한국 선불교에서 덕망 높은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받는 미국 학생들이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하는 곳이다.

간호대 학생으로 겉돌던 때
선불교 책 읽고 불교 매료
취업 후에도 명상 이어가

사원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수행원으로, 그곳에는 다수의 수행자가 다 함께 명상하고 설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크고 여유로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건물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이아몬드 힐(Diamond Hill)에는 약 30여명의 스님들이 살고 있다.

프로비던스 선센터의 역사는 숭산 스님이 1972년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 오면서 시작됐다. 미국에 도착해 세탁기 수리공으로 일했던 숭산 스님은 브라운대에서 불교를 가르치던 레오 프루덴(Leo Pruden) 교수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숭산 스님의 광대한 불교 지식에 깊은 인상을 받은 프루덴 교수는 숭산 스님을 그의 대학 수업에 초대해 몇 번의 강의를 열게 했다. 비록 완벽한 영어로 진행된 강의는 아니었지만 불교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지식에 매료된 학생들은 스님에게 선불교를 더 자세히 공부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학생들의 반응을 본 숭산 스님은 관음선종 선불교 센터를 건립하기로 마음먹는다.

올해로 숭산 스님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이제 프로비던스 선센터는 관음선종 최초 여성선사인 바바라 로드(성향 선사)가 담당한다. 그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수련하도록 이끌며 숭산 스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나가고 있다. 숭산 스님의 강연에 참여했던 그는 1972년 이후 한 번도 스님 곁을 떠나지 않고 선불교 교육과 수련에 집중했다. 스님이 프로비던스 선센터를 건립하기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도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그는 센터가 세워진 이후 17년간 그곳에 거주했다.

바바라 로드는 1948년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이자 동부에 위치한 로드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간호대학을 다니던 그는 인생의 본질은 무엇이며 인간이 태어나 어떻게 해야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바바라 로드는 주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던 당시를 회상하며 ‘부처님이 정한 카르마였다’고 말하곤 했다.

어느 금요일 밤, 한적했던 캠퍼스에 혼자 남아있던 그는 도서관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선불교에 관한 책을 발견했다. 다이세쯔 테이타로 스즈키가 집필한 ‘선불교 지침서’라는 책이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그는 책에 완전히 매혹됐다. 명상이나 본격적인 수행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그 책에 설명돼있는 불교 이론과 철학들은 공허했던 그의 마음속을 가득 채워갔다. 동시에 그를 괴롭히던 몇몇 질문에 대해 불교 철학을 통해 답을 찾아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종교학과에서 열린 불교수업에 수강하게 됐다. 그곳에서 숭산 스님의 강연을 들은 그는 불교가 삶의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낮에는 간호학과 수업을 듣고 밤에는 불교 서적을 읽으며 대학 생활을 마친 바바라 로드는 대학 졸업 후 간호사로 취업한다. 야간 근무가 잦았지만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명상을 했다. 또 주말이면 숭산 스님 지도로 열리던 불교 세미나에 참석해서 불교에 관심 있는 다른 미국인들과 만남을 갖고 지식을 교환했다. 정기적인 교육과 소통을 거치며 그는 명상의 본질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기 시작했고 불교 철학을 하나씩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해나가기 시작했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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