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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무아로 꿰뚫은 인-중-한 3국불교

기자명 채한기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불교철학의 전개/한자경 지음/예문서원

한자경 교수(이화여대 철학과)의 『불교 철학의 전개』는 246쪽 분량의 책이지만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 3국의 불교 핵심사상을 담고 있다.

저자는 “한 권의 책 속에 불교를 철학적으로 정리하는 시도 자체가 무리일 것”이라고 고백하면서도 ‘불교 철학’을 과감하게 펼쳐 보였다. 저자가 평소 들었던 인도와 중국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한국불교의 철학적 특성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풀기 위해서다.

저자는 ‘석가의 생애’로 불교 철학의 전개 첫 걸음을 시작한다. 이어진 ‘불교의 교리’에서 오온과 무아를 중심으로 한 ‘자아론’과 연기, 윤회, 수행과 대중교화론을 펼쳐 보인다. 저자가 서두에서 확연히 들어 보인 이 ‘자아’와 ‘무아’는 이 책의 핵심 코드로써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 3개국의 불교를 꿰뚫고 있다.


이상주의 인도‘空’세계 펼쳐

저자는 무상한 현실을 넘어 영원불변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주의적 성향의 인도인에게 있어서는 불교가 “현상세계의 본질 또는 그 본성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따라 전개돼 그 본질이 본체적 유(有)나 공(空) 또는 가(假)로 대답되는 이상주의적 철학 경향이 짙다고 보았다.

인도와 달리 처음부터 현세적 삶의 생성과 변화를 소중히 생각하는 현실주의적 성향의 중국인에 있어 불교는 본성적 공과 현상적 가 즉 성(性. 사물의 본성, 본질, 본체)과 상(相. 형상, 작용)을 절충하는 중(中)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분석했다.


한국불교의 철학적 흐름은 어떠한가.

저자는 단군신화 등의 예를 들며 한국적 사유에서는 불교가 수입되기 이전부터 이미 인간자신의 마음에 대한 자각 또는 주체적 사유가 있었다는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불교에 문제가 됐던 것은 불일불이(不一不二)의 관계에 있는 성과 상이 과연 누구의 성과 상인가 하는 물음으로 성과 상, 이상과 현실 사이의 중화 관계 자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그와 같은 관계에서 성과 상이 놓여있는 자리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다양한 현상인 가와 현상 안의 본질적인 공, 드러난 겉모습의 상과 그 안에 내재된 성, 그 불일불이의 둘을 유정의 마음 하나로 가져가 그 하나의 마음으로부터 이해하고자 했다고 단언한다. 인간 주체를 일심(一心)으로 자각하여 그 일심으로부터 인생과 우주 전반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3개국의 독특한 특성을 중심으로 인도 유부의 ‘아공법유’(我空法有)와 용수의 ‘중관’(中觀)사상, 그리고 세친의 ‘유식’(唯識)사상을 아우르며 중국 지의의 ‘천태’(天台)와 법장의 화엄(華嚴), 그리고 혜능의 ‘선’(禪)사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르러서는 원효의 일심(一心)과 지눌의 ‘진심’(眞心), 그리고 서산의 ‘일심’(一心)사상을 심도 있게 풀어냈다.


一心 사상이 한국의 특징

인도와 중국을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로, 한국을 주체주의로 구분하며 인도불교를 ‘유(有), 공(空), 가(假)’의 논리로, 중국불교를 중(中)의 논리로, 한국불교를 ‘일심’(一心)논리로 규정한 그의 논고가 보는 이에 따라서 편파적인 규정이라는 이론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 3개국에서 꽃핀 불교사상 속에서 철학적 사유의 특징을 포착해 논리적으로 전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9,000원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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