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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탐구-초.중.고 도덕 윤리교과서

기자명 김형중

1. 도덕.윤리 교과서의 변천과 내용의 문제점

1)도덕.윤리 교과서의 변천사

도덕에 관한 품성을 기르기 위한 도덕.윤리의 교육 역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고대 교육 기관의 시초가 되는 고구려 때 국립대학에 해당되는 태학(소수림왕 2년.372년)에서 채택한 교과목 중의 하나인 오경(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은 유교의 정전으로 인간의 도덕과 윤리와 관계가 깊은 고전들이다.

역시 유교의 정전인 사서(논어.맹자.대학.중용)도 마찬가지이다. 유교는 교육과 윤리를 강조한 종교이다. 유교의 사상과 윤리를 한 마디 덕목으로 요약하면 `인'이요, `효'이다. 따라서 유교 경전 모두가 윤리.도덕 교과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조선시대 때 오늘날 초등 교육 과정에 해당되는 서당에서 배우는 책이 《천자문》, 《동몽선습》, 《동몽수지》, 《계몽편》, 《소학》, 《명심보감》 등이다. 이와 같은 책들은 모두 어린이 수신서들로써 훌륭한 윤리책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근대적 교육 기관에 의해 수업할 수 있도록 교과목으로 윤리.도덕과목이 생겨난 것은 1895년 7월 19일 소학교령에 의해서 비롯되었다. 이때 윤리와 도덕의 과목 명칭은 학생의 덕성함양.도덕실천.실천궁행을 교육시킨다는 뜻인 `수신'이었다. `수신'이외에도 독서, 작문, 산술, 체조, 한국지리, 역사, 외국어, 도화 등이 있었다.

일제의 식민 침략 행정부인 통감부가 설치된 1906년 1910년까지의 수신 교과서(윤리.도덕교과서)에는 중등수신교과서(1906), 고등소학수신서(1907), 동몽수신서(1908), 윤리학교과서(1908), 초등소학수신서(1908), 여자소학수신서(1909), 보통학교학도용 수신서(1910), 초등윤리학교과서(1910) 등이 있었다.

1945년 광복이 되자 미군정청 학무국에서는 일제 시대의 `수신과'를 폐지시키고 `공민'과목을 만들어 대신하였다. 윤리.도덕 교육은 공민 내용에서 다루었고, 공민.역사.지리를 통합하여`사회생활과'를 설치하였다.

해방 후 최초의 도덕 교과서로써 《초등공민(초등 5.6학년용)》, 《중등공민 상(중등 1.2학년용)》, 《중등공민 하(중등 3.4학년용)》가 발간되었다. 《초등공민》의 첫째과에 개천절, 둘째과에 세종임금과 한글, 열두째과에 화랑도, 열넷째과에 우리민족성 등의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은 해방을 맞아 민족 주체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2)단군.화랑도 등 전통사상의 소홀

제6차 교육과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중학교 도덕 교과서(1996년 초판발행) 이전의 구 도덕교과서에 보면 국조 단군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중학교 도덕 상.중.하 3권 가운데) 오직 2학년 도덕교과서(1990년 초판 발행) 소단원 `전통 도덕의 근본정신' `단군이 우리 나라를 세울 때에 천명하였던 건국 이념인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홍익인간)]"는 말속에 그 본래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58쪽)
에 나타날 뿐이다.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이념에 관한 내용도 마찬가지로 이 내용뿐이다. 지구상에서 자기 나라의 시조를 이렇게 소홀히 하고 무시하는 나라의 교육이 또 있을까? 학생들은 단군이 우리 민족의 시조인지 아니면 신화 속에 인물인지, 단군성조를 어디에 모시고 숭배하는지, 단군성전이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른다.

화랑도에 관한 내용도 한 군데도 없다. 1967년에 발행한 `고등도덕(Ⅰ)'에서는 대단원 6.화랑도와 국민 정신(148-175쪽)이 모두 화랑도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152쪽에 보면 화랑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화랑도는 전해 온 고유한 민족 신앙을 토대로 삼고, 유.불.도라는 외래의 사상을 받아 들여 통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본래 이 세 교는 전통이 다른 것이나, 이를 통합하여 한 도를 이룬 것은 우리 민족에 전해 온 고유한 사상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요, 따라서 그것은 현묘한 국민의 도가 된 것이다.'

화랑도는 신라시대의 청소년들이 단체생활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고 무예를 연마하는 제도이다. 화랑도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이 이어받아야 할 이상적인 모델이다. 청소년기가 시작되는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서 화랑도에 대한 내용이 깡그리 삭제된데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1995년(제1차 교육과정)에서는 주당 1시간씩 `고등도덕'을 지도하였다. 그리고 국정 교과서로 《개인과 도덕(1956)》, 《국가와 도덕(1957)》, 《고등도덕(1959)》을 발간하였다.

1963년(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명칭을 《국민윤리》로 개칭하였다. 1969년 9월 문교부령 제251호로 `반공 및 국민윤리'로 교과과목 명칭이 바뀌고 이수 단위도 6단위로 확대되었다.

1974년부터는 국민윤리가 정식으로 6단위인 필수 교과로 독립되었다. `국민윤리'와 `자유 수호의 길'로 나누어졌던 교과서가 1979년 `국민윤리' 단행본으로 통합되었다. 1996년(제6차 교육과정)에는 `국민윤리'가 `윤리'로 명칭이 바뀌었다.

대단원 5.`민주주의의 이념과 현대 이데올로기의 문제'에서 중단원 1.현대 이데올로기의 문제 단원을 모두 삭제하였다. 제6차 교육 과정에 의하여 만들어진 중.고등학교 도덕 윤리 교과서(서울대학교 사범대학 1종도서 「도덕윤리」 연구개발 위원회 편찬)는 구 도덕. 윤리 교과서(한국교육개발원 편찬)에서 미흡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완한 상당히 발전된 교과서이다.

구 윤리교과서가 서양 윤리를 중심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었는데 신 윤리 교과서에서는 우리의 전통 윤리 사상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윤리교과서에 나타난 인물을 조사하여 통계를 내보면 한국인.동양인.서양인의 비율이 크게 달라진 것이었으며, 다음 표와 같다.


3)도덕교과서에 나타난 종교(불교)관련 내용의 문제점

먼저 중학교 신 도덕교과서(1.2차)에 나타난 종교 관련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1학년용 도덕 교과서는 1995년에 초판 발행되었고, 2학년용은 1996년에 초판 발생되었고, 3학년용은 내년에 새로 발행될 예정이므로 1993년에 간행된 교과서(1991년 초판 발행)를 사용하고 있다.

도덕(1)에 불교내용이 나오는 단원은 대단원 Ⅰ.삶과 도덕 중 중단원 4.인물학습(62~68쪽)에 소단원 (1)원효, (2)석가모니의 단원이 있다. 원효와 석가모니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대체로 불교에 대해서 잘 설명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2)석가모니 단원 중 67쪽에 보면 팔정도에 대한 설명이 불교의 전통적 해석 방법과 약간 다르며 정정에 대한 해석도 다음과 같이 `올바르게 명상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자신의 참된 모습을 깨닫는 방법은 무엇일까? 석가모니는 그방법을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올바른 견해로 올바르게 사유하고, 올바른 말로 올바르게 행동하고, 올바른 생활로 올바르게 노력하고, 올바른 기억으로 올바르게 명상을 하는 것이다."

팔정도는 팔종각지가 상호 연관적 관계를 가지고 하나의 행위로 나타날 때는 여덟가지 덕목이 동시에 작용한다. 예를 들면 수레바퀴가 여덟축에 의해서 동시에 굴러가는 것과 같다. "…올바른 말로 올바르게 행동하고"라고 정어와 정업을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정정은 불교 수행법의 핵심으로 부처님께서 이 선정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으셨다. 팔정도의 정정(올바른 선정)을 고요히 눈을 감고 생각하는 명상이라고 간단히 해석한 것은 불교의 교리를 천박하게 설 명한 것이다. 선이란 단순히 명상의 뜻이 아니라, 모든 논리와 편견, 집착을 버리고 직접 체험을 통해서 본래 마음을 체득하는 수행.방법이다.

도덕(2)에 대단원 Ⅲ.현대 사회와 도덕 문제 중 중단원 2.현대 사회와 청소년 문화에 딸린 소단원 (4)청소년과 종교 생활이란 단원에 보면 부모와 종교가 다른 한 청소년이 겪고 있는 갈등을 다음과 같이 나타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 신앙의 대립이라고 한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거기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신앙 생활을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우리 집은 조상 대대로 불교집안이고 부모님들도 역시 열심히 절에 다니시는 분들이다. 어머니는 내가 교회에 나가는 것을 알고는 한 집안에 두 가지 종교가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교회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다. 때로는 내가 교회에 나가는 것이 공부에 지장을 준다며 교회 나가는 것을 말리실 때도 있다. 이럴 때 나는 공부가 중요하지만 신앙 생활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가운데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참된 신앙 생활을 하려고 기도해 오던 터에 이런 문제에 부딪히고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내용은 크리스트교 신앙 상담집에나 나올 수 있는 내용으로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적절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교는 기성세대인 부모들이나 믿는 종교이고, 크리스트교는 신세대청소년들이 신앙하는 종교로 잘못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형중 /교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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