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의 배경은 시인의 `집'(서울)과 그가 반쯤은 들락거리며 살았던 공주의 절(갑사)이다. 시인의 말대로 `이쪽에 오면 저쪽이 집이고, 저쪽에 가면 이쪽이 집인' 삶을 살며 그려낸 시인지 농익은 발효주 같은 진지함이 시마다 가득찼다. 도축장을 향하는 트럭에 실린 돼지들이 흘레를 하려고 기를쓰는 모습을 차창밖으로 바라보며, 유태인을 학살한 죄로 사형을 며칠 앞둔 어느 독일여자수용소장이 자신의 몸에서 터져나온 생리를 보며 몸서리쳤다는 수기를 떠올린 시인의 시상이 놀랍고 시적이다. 시인의 삶의 문제에 대한 천착이 수행자의 그것에 닿아있음을 이 시집에서 흠뻑 맛볼 수 있어 좋다. <실천문학사 펴냄 1백44쪽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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