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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유감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우리 문화재의 앞날이 매우 암담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것은본지가 최초로 석굴암의 보존상태를 보도한 이후에 문화재관리 당국이 취한 일련의 태도에서 도무지 문화재보존의 성의는 커녕 의욕조차도 찾아 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석굴암 보존상태는 석굴암의 보존을 위해서 석실 밖에 설치한 2중돔중, 내부돔에 균열이 진행하고 있다. 또 석실 내부에서도 본존불이 앉아 있는 연화좌대를 비롯해서 십대제자상과 보살상 주변 일곱 곳에 균열이 진행하고 있으며 석실 내부와 전실을 연결하는 비도(扉道)에도 누수로 인한 백화현상이 현저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문화재관리당국은 국민이 납득할만한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은채 그러한 현상들이 석굴암의 보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변하므로써 그동안 소홀했던 관리책임을 면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더욱이 석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의 조절을 위해서 석실 밖의 2중돔 안에 설치한 공조(公調)시설의 소음과 진동이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것과 같은 영향을 석실에 미친다고 하는 전문학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서는 속수무책이란 태도이다. 굳이 문화재관리당국의 말을 옮기면, 공조시설을 2중돔밖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암반을 굴착해야 하고 그로 인한 진동으로 석굴암에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므로 공조시설의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석굴암 2중돔 밖은 석축을 쌓고 흙을 매운 곳이므로 암반굴착은 아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재관리당국이 암반굴착 운운하는 것은 석굴암주변의 지표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될 뿐이다.

문화재관리당국은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마다 상투적으로 관련전문학자를 동원해서 조사연구하여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석굴암의 총체적인 정밀진단을 위해서 관련학계를 망라한 조사팀을 구성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있었던 이와 유사한 사건들에 대해서 취한 문화재관리당국의 태도로 보아서 그 시행여부를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지금 수많은 문화재들이 몸살을 앓고 있고 도굴의 위험속에 방치되어 있다.그러나 문화재관리당국은 국민이 믿을 만한 정책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고 가시적인 문화재보존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팔만대장경의 경판 수가 들쭉날쭉할 뿐 아니라 고려대장도감에서판각한 경판속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내전수함음소(內典隨函音疏)〉라고 하는 중요하고 방대한 문헌이 있어야 하므로 경판조사를 시급히 해야한다는 본지의 지적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도 문화재에 대한 정책의 부재를 실감하게 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당국자는 문화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문화재관리국을 청으로 격상하겠다고 하면서 청으로 격상은 고사하고 문화재보존에 대한 예산이 여전히 영세한것은 문화재정책에 대한 정부의 구두선(口頭禪)이 아닌가 한다. 부디 문화민족의 긍지가 담긴 정책수립과 시행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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