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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칼럼-자녀 이혼시키는 불자시어머니

기자명 김민경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절에서 배운 자비심 발휘
가족의 화합부터 챙겨야

여자 셋 모이면 접시가 깨어진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정말 그렇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모처럼 만나는 ‘아줌마 모임’일수록 분초를 다투어 각종 정보를 교환하느라 입과 귀가 쉴 틈이 없다. 정보화 시대는 아줌마들의 모임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만나면 아이들의 교육문제에서부터 남편의 술버릇, 시댁식구와의 관계, 부업문제 등등 다양한 관심거리가 화제로 등장, 차례 차례 요리된다.

불교계 언론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종교, 특히 불교와 관련 있는 이야기는 좀 더 주의 깊게 새겨듣는 편인데 언제부터인가 ‘부처님을 믿는 시어머니’라는 소재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느 젊은 부부 두 쌍의 이혼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남자의 어머니들은 같은 절엘 다니고 있었고 두 쌍 중 한 쌍의 중요 이혼사유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불화에 있었다. 시어머니는 외아들에게 유난했고 나이어린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가 부담스러워 분가를 원했으나 그 과정에서 감정들이 상하여 이혼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흔한’ 이야기였다.

나머지 한 쌍의 이혼 사유는 시어머니와의 감정싸움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감정교류가 남남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점에서는 앞의 이야기와 공통점이 있었다.

이어 전해진 또다른 이야기는 수 십년간 절에 다니시는 시어머니가 다른 종교를 가진 며느리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시어머니 또한 기이하게도 앞의 두 시어머니들과 같은 절엘 다니고 있었다.

그 세 명의 시어머니가 다니는 절은 수도권 최대 신도를 자랑하는 사찰이었다. 우연히 전해들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같은 절엘 다닌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것은 없다. 다만 주목되는 것은 가족간의 의견충돌 문제에서나 새로 영입된 가족과의 관계에서 먼저 자비하는 마음을 베풀어야하는 법을 배워 온 불자들이 절에서 배운 바를 왜 적절히 실천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었다. 남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내 가족과 나만 앞세우다가 모두가 함께 불행해지는 것이 과연 진정한 불자의 자세일까 반문해 본다.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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