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하반야바라밀'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게 됩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육바라밀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와는 상관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서 여쭈어 봅니다.(서울 성동구 약수동:실천행)
대답
질문하신 `마하반야바라밀'은 《반야경》계통의 경전명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리고 `바라밀'이라는 용어도 육바라밀을 전제로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바라밀사상을 뒷받침하는 대승불교의 기본철학은 `공사상'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구애받지 않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번뇌를 단절하려고 애쓰는 노력은 마치 불면증 환자가 잠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애를쓰면 애쓸수록 더욱 잠이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잠자려고 하는 생각을 놓았을 때, 비로소 잠들 수 잇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러므로 사물에 대한 집착과 매사에 구애받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서는 실천수행이 필요한 데, 그것이 바로 `바라밀'인 것입니다.
바라밀은 범어 Paramita 의 소리를 옮긴(음사)것으로 이 말속에는 두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도피안이고 또 하나는 완성입니다.
즉 대승의 수행자가 바라밀행을 실천하면 번뇌의 차안으로부터 열반의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며, 완성의 의미는 바라밀의 실천에 의해 종교적인 이상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이러한 실천수행의 바라밀에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 즉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바라밀이 그것입니다. 이때 보시에서 선정까지의 다섯 바라밀을 한 묶음으로 하고 나머지 지혜바라밀을 한 묶음으로 했을 때, 이 두가지는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관계를 이룹니다.
다시 말하면 지혜바라밀이 다섯바라밀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즉 보시바라밀을 행한다고 하여 무턱대고 베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령 어린애가 떼를 쓸 때, 무조건 하자는 데로 따라줄 것인가 아니면 꾸짖을 것인가, 하는 점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바라밀도 마찬가지이지요. 이 두가지가 잘 조화를 이룰때, 비로소 마하반야바라밀이 성취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하는 크고 수승하다는 의미이고, 반야는 지혜이지만 여기서는 중생의 지혜가 아니라 완전한 최고의 지혜, 즉 불지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님들은 반야의 지혜를 닦고 피안으로 가기 위해서 일상생활에서도 `마하반야바라밀'의 실천이 꼭 따라야 할 것입니다.
계환 스님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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