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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담스님의 반야심경강의

기자명 혜담 스님
  • 동정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1) 제 2의 설법③

이러한 부처님의 성도와 설법의 주저, 그리고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초기경전의 모습은 그대로 대승경전에도 이어져 나타나고 있다. 《대품반야경》 <대여품 제54〉에는 설법을 주저하는 부처님의 마음을 이렇게 설시하고 있다.

여러 천자들아, 물질적 존재가 바로 일체지이고, 일체지가 바로 물질적 존재이다. 나아가 일체종지가 바로 일체지이고, 일체지가 바로 일체종지이다. 물질적 존재의 진실된 모양 내지 일체종지의 진실된 모양은 하나의 진실된 모습이어서 둘이 없고 다름이 없다.

여러 천자들아, 뜻이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은 처음 성도를 했을 때에 마음 속에서 가만히 있을려고 하여 설법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막삼보리는 심히 깊어서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사유로서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묘하고 영원히 평안한 지혜로운 이는 능히 알겠지만, 일체의 세간으로서는 믿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막삼보리는 얻는 이도 없고, 얻는 장소도 없으며, 얻는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에 설법을 주저하셨다는 것에 대해서는 남전의 《상응부경전》이나 지금의 《대품반야경》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단지 여기서는 설법을 주저하시는 부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범천과 설법을 결심하는 모습 등이 묘사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반야경》이 설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그 때의 상황을 《대품반야경》<무작품 제43〉을 통하여 살펴보자.

"이 반야바라밀은 아라한의 법을 주지도 않고, 범인의 법을 버리지도 않는다. 벽지불의 법을 주지도 않고, 아라한의 법을 버리지도 않는다. 불법을 주지도 않고, 벽지불의 법을 버리지도 않는다. 이 반야바라밀은 또한 함이 없는 법을 주지도 않고, 함이 있는 법을 버리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많은 부처님이 계시든, 혹은 많은 부처님이 계시지 않든 이 모든 것의 모양은 항상 머무는 것이어서 다름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모양.참된 이치의 머물음. 모든것의 변하지 않는 위치는 항상 머무는 것이어서 잘못됨이 없고, 잃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 많은 천자들이 허공 가운데 서서, 큰 음성을 내어 춤을 추며 기뻐하고, 청련화.홍련화.황련화.백련화를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이와같이 말했다.

"저희들은 염부제에서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을 봅니다." 《대품반야경》에서는 범천을 대신하여 천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이 연꽃의 모습에서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고, 그 천자들이 갖가지 연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부처님을 찬탄하고 있다. 그 찬탄하는 말이 `저희들은 염부제에서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을 본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여기서 초기 경전이 설해지는 인연과 《반야경》의 그것이 조화되는 극치를 볼 수가 있다.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 경에서는 최초의 설법 때와는 다르게 설해지는 부처님의 설법을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네가지 성스러운 진리라는 설법으로 최초의 진리의 수레바퀴가 구르기 시작했다면, 반야바라밀이라는 설법은 두번째 진리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이다.


혜담 스님 /선우도량 상임대표,각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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