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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점령한 글의 힘 『풍경소리』

기자명 김민경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전국 467개 역 게재 인기 몰이. 등장 2년 만에 출간… 주문 쇄도

서울의 1호선부터 8호선까지의 지하철과 수도권 국철, 부산과 대구지하철에 이르기까지 전국 467개 지하철역에 가면 ‘풍경소리’라는 이름을 달고 붙어 있는, 1천340개에 이르는 예쁜 게시판을 만날 수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 비영리 단체인 ‘풍경소리’가 우리네 삶 속에 녹아있는 정법을 정갈한 글로 옮겨놓은 이 게시물은 1999년 9월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115개 역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인기를 모아 2년만에 전국의 모든 지하철을 점령하더니 지금은 인천지하철과 전국의 일반 철도역사의 빈 벽까지 넘 볼 만큼 그 기세가 높다.

해 저물녁 산사에서 만나는 풍경소리처럼 ‘우리들 마음 속의 나’를 잔잔히 일깨워 주며 종파를 초월하여 누구나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짧은 글은 그러나 언제나 긴 여운을 드리우며 바쁜 도시민의 가슴에 마음이 쉬어 가는 호수가 되고 산이 되었다. ‘풍경소리’가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게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렇게 사는 것이 똑바른 삶이지, 그러니까 너두 이렇게 살아봐”라는 투의 훈계성 글들을 가능한 배제한 데에 있다. 대신 원고지 한 두장 분량의 짧은 글과 작은 일화라도 읽다보면 내용을 곱씹게 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어도,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도 머리 속에 그 잔영이 남아서 결국에는 스스로를 변화 시키게 만드는 글이 늘 ‘풍경소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실제로 무임승차를 즐기던 어떤 이가 자신의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그 동안의 승차비용과 함께 ‘풍경소리’측에 후원금을 보내온 일도 있었다.

지하철역에 글을 게시한지 1년만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샘터 출판부가 종단협의회 측에 먼저 출판을 제의해 오고 서점에 책을 풀어 놓은지 꼭 이틀만에 전국 서점에서 재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샘터 7,000원)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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