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 첫 한·일 사찰음식 교류전

기자명 한신애

“요리도 수행” 정신 나누기 국경을 잊었다

깨두부-야채회-장아찌…100가지 사찰음식 한자리에 전시돼



선재 스님 약력

(수원 봉령사 승가대학 졸업, 중앙승가대학 사회복지과 졸업, 졸업논문 『사찰음식문화연구』발표, 95년부터 현재까지 불교TV ‘푸른맛 푸른요리’를 통해 사찰음식 소개, 현 서울 보타사 주지,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원장)




모리 스님 약력

(1937년 출생, 1965년부터 황벽종 제3교구 일본 규수동림사 주지, 1959년부터 정진요리 경력)





‘몸에 좋다면 쥐똥이라도 먹는다’는 말도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끝이 없는 듯하다. 요즘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건강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찰음식 100여 가지가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제주 약천사에서 국내 최초로 ‘한·일 사찰음식교류전’이 열린 것.

한국 대표적인 사찰음식전문가인 선재 스님이 직접 만든 70여 종의 사찰음식과 일본 3대 불교종파 중 하나인 황벽종의 전통 사찰식인 정진요리의 대가인 모리 스님이 직접 만든 30여 가지의 정진요리를 선보인 것이다.



오신채-육류 사용 금하는 공통점



이날 한·일 사찰음식교류전을 통해 선재 스님과 모리 스님이 전시한 한국의 사찰음식과 일본의 정진요리는 파, 마늘 등의 오신채와 육류, 어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드러냈다. 단순히 사용된 재료의 차이뿐 아니라 스님들의 수행을 도와주는 음식이기 때문에 정신문화를 위한 음식으로 가치를 지닌다는 데도 한국과 일본의 사찰요리는 그 뜻을 같이 했다.

선재 스님은 “음식도 수행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선식’이라는 말이 그 의미에 들어맞는 적합한 말”이라며 “사찰음식을 오신채나 육류를 재료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단순한 채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맛 없음(無味) 의 맛



‘맛이 없으니 맛이 있다’ 이 말은 음식의 맛을 내는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맛이 나지 않으니 그 맛이 훌륭하다는 말로 일본 모리 스님은 “무는 무맛이 나야한다”는 말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일본 정진 요리의 조리법을 소개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찰식을 맛낼 때 공통으로 사용하는 재료는 설탕, 소금, 표고버섯이나 다시마 우린물로 화학조미료가 아닌 천연조미료다. 일본과 한국의 환경적인 차이로 인해서 한국은 일본보다 소금을 많이 사용하고 일본은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차이가 있을 뿐 무(無)맛을 지향하는 공통된 조리법을 나타냈다.



육식 모양으로 꾸민 ‘정진요리’



모리 스님이 소개한 일본 정진요리 중 특이할 만한 음식은 마와 두부를 갈고 김을 섞어 만든 장어구이 모양의 요리와 당근, 무 등을 강판에 갈아서 생선회와 같은 모습으로 만든 야채회가 그것이다.

육식을 피하는 사찰요리에 회나 장어구이 모양의 음식을 만드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불자들에게 모리 스님은 “일본 사찰에는 불자가 아닌 사람들도 드나들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음식 모양을 내는 것”이라며 “실제로는 육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모양만 내기 때문에 비불자들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불교에 다가오게 되는 계기가 돼 결과적으로는 포교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일반요리와 차림새 달라



이날 한·일 사찰음식교류전을 통해 선재 스님과 모리 스님은 사찰에서는 요리도 수행이라는 면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출가하면서부터 사찰 요리를 시작했다는 모리 스님은 “정진요리를 수행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요리는 품이 많이 드는 일로 자신을 일깨울 수 있는 방편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의 정진 요리는 일본의 일반적인 요리와 달리 큰 접시에 음식을 담아 여럿이 함께 먹으며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합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게 모리 스님의 설명이다.



서귀포=한신애 기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