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심 버리고 열 번 만나도 열 번 인사해
먼저 매일 오는 신도들에게는 시간과 여건이 허락되면 차와 과일을 공양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상담도 하였다. 그결과 신도는 차츰 늘게 되어 기도회향 무렵에는 700여명이 되었다. 또 지장재일 법회에 오는 신도들에게는 천일기도 기간동안 정견스님의 지장경강의를 들려주었고, 관광객들에게는 점심공양과 차공양, 그리고 전등사의 내력과 사찰안내를 해주었다. 그리고 마을주민과 상인들에게는 나와 관련된 거처나 시설을 개방해 친근감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세속의 재가자들은 자기보다 손아래라고 생각되면 먼저 머리숙여 절하기를 꺼려하고 인사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해인사 강원에서 공부할 때 열 번을 보더라도 열 번을 인사해야 하고 부처님 앞이나 주요 건물을 지날 때 늘 합장인사하고 차수하는 습관에 젖어 있어 언제 어디서건 먼저 인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어느 날에는 화장실에 들어가며 합장인사가 나와 혼자 웃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나는 지위고하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먼저 고개숙이고 인사를 건넨다. 인사를 받는 사람들이 즐거워 할 때 나는 거기서 얼마간의 기쁨과 재미를 느끼기도 하며 인사 한 가지 만으로도 큰 포교가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먼저 인사를 한다. 한편 개인적으로 신도들과 만날 때는 좀 더 시간을 함께하고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주민의 말을 듣고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 전등사 밑 사하촌 상인들이나 주민들 대다수가 기독교신자인데, 기실은 전등사 때문에 생계를 꾸려 나가면서도 절이나 스님에 대한 험담을 하고 헌금도 교회에 다 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우선은 사찰 가까운 곳부터 포교해야 한다는 것을 고민하며 지장보살님의 지혜와 위신력을 구하면서 기도정진에 들어갔다.
강화 선원사 주지 032)934-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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