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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학계의 무관심 원인과 대책

기자명 이재형

“한국불교 평가절하에서 역사왜곡까지”
서구학자 저술-사전류에서 빠지기 일쑤
영문학술지 발간…한국자료 영역 시급

▷‘한국불교’는 없다=“동아시아 불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나 일본불교를 일컫는 것이지 결코 한국불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안지원 박사). “일본의 불교학과는 대조적으로 한국불교학은 아직까지 전공자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노르웨이 오슬로대 박노자 교수). “중국이나 티베트, 일본불교가 독자성과 특수성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한국불교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없다”(영국 옥스퍼드대 박사과정 황순일). “한국불교에 대한 논문을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읽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중국 북경대 이종철 교수). “대부분 관심이 없으며 혹시 있다고 해도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치고 만다”(미국 뉴욕주립대 조성택 교수). “그 누구도 한국불교학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인도 델리대 박사과정 김보경).

▷원인은 무엇인가=국내 불교학자들의 세계 학계 참여가 극히 저조한 것이 외면받는 일차적인 원인이다(본지 607호, ‘세계적 학술지 논문 경향 분석’ 참조). 여기에 한국불교를 전공하는 외국인 학자들이 극소수일 뿐 아니라 박성배·조성택 뉴욕주립대 교수 등 서구에서 활동하는 학자가 적은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서구 불교학자들이 한국의 연구성과를 반영하기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고,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저술 속에서 한국불교가 제외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여기에 특별한 노력 없이도 서구학자들이 먼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인도, 중국, 티베트 불교와는 달리 변방에 위치하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불교인물이 드문 것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한 요소다. 즉 한국학계가 한국불교의 독자성을 알리지 않는 한 중국이나 일본불교에 묻혀버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대안 하나-“영문 불교학술지를 만들자”=일본불교가 세계학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문학술지가 있기 때문이다. 1921년 스즈키 다이세츠에 의해 만들어진 동양 불교도(The Eastern Buddhist)(연 2회)는 이미 서구불교학자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을 만큼 저명한 학술지다. 이로 인해 일본의 선불교와 대승불교를 국외에 알리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여기에 1959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해 현재 일본 최고의 영문학술지로 자리 잡아가는 Japanese Religions(NCC 간, 연2회)도 서구에서 일본불교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키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따라서 영문학술지는 한국불교 세계화의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한국에서 영문학술지를 만들 경우 논문의 양식과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한편 일단 우수한 논문들을 선별, 영문화해 수록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종립대학이나 불교연합학술단체에서 주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대안 둘-“한국불교 영문 자료 간행”=인도, 중국, 티베트, 일본의 경우 많은 학자들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연구하는 학문 풍토가 정착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불교의 경우 전혀 그렇지 못하며 간혹 관심을 갖는 학자들조차 전반적인 한국불교를 알 수 있는 자료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즉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것이 한국불교인 것이다. 동국대와 뉴욕주립대가 공동으로 원효전서 영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발행된 영문 불교학 자료가 불과 5종에 불과하다는 것은 한국불교계가 그동안 이분야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책임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표 참조〉

▷대안 셋-“외국인 불교학자를 양성하자”=원효, 의상, 의천, 태고, 경허, 만해 등 독창적인 사상가들이 있음에도 일본불교가 한국불교보다도 우수하고 독창적인 불교로 알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에서 공부했던 수많은 서구 학자들에 의해서다. 일본 정부와 각 불교종단이 이들 학자들에 기울인 노력의 결과나 오늘날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게 한결같은 견해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조선의 기화 스님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찰스 뮐러 박사가 한국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본 토요가쿠엔대학에서 연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한국 불교(학)계의 현실인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가 서구 불교학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외국학자들이 한국에 와서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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