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빠사나로는 깨달음 이룰 수 없다'

기자명 김민경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묻지 않는 질문 현웅 스님 지음 민족사

미국 버클리 육조사에 머무르며 20여년간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선불교를 전하고 있는 현웅 스님의 법문집이다.

스님은 세수 20세 무렵 송광사 구산 스님 문하로 출가했으며 수행의 기초를 은사 스님으로부터 익히고 여러 해 제방선원에서 정진하다가 인천 용화사 선원을 거쳐 산중 토굴에서 6년을 지냈다. 84년 스위스 불승사의 초청을 받아 유럽에서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선불교를 지도하다가 86년에 북미로 건너갔다.

시애틀에 돈오선원을, 버클리에 육조사를 창건했으며 지금은 육조사 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다.



미국 버클리에서 선불교를 지도해온 현웅 스님.

37년 간화선 참구 끝 내릴 결론

'참선은 현실 속에서 진리 보게해'



스님은 이 책 『묻지 않는 질문』에서 37년간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간화선의 구체적인 수행방법과 깨달음의 세계, 여러 수행법의 장단점, 그리고 최근 한국불교계와 수행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위빠사나의 장단점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먼저,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차이점에 대해서 스님은 '위빠사나 명상법이 팔, 다리 등 감각과 느낌을 통해 점진적으로 들어가 깨달음을 완성하는 것이라면 선불교의 간화선은 그런 무상한 것들을 놔두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다(空)'는 관점으로부터 들어가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이라며 '서양인들이나 동양인들 모두 감각을 통해서 들어가는 방법을 쉽다고 느끼고 그래서 요즘 위빠사나가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인데 이것은 그야말로 일시적인 평온에 불과하며 현실에 부딪히면 금방 무너져 버리는 함정이 있다.

부처님이 생존해 계실 때에는 일일이 지도하여 주셨기 때문에 어떤 경계를 뛰어 넘을 수 있었지만 오늘날은 부처님과 같은 스승이 없기 때문에 (위빠사나로) 궁극적인 깨달음에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간화선에 대해서는 '나무의 뿌리를 파헤친다는 측면에서 가장 탁월한 수행방법이지만 이러한 사실을 확신하고 수행한다는 것이 명석한 두뇌와 근기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고는 쉽지가 않으며 혼자 수행하다가 어떤 특이한 것을 체험하게 되면 그것이 정말로 올바른 깨달음인지도 모른 채 스스로 깨달았다고 생각해 버린다, 이것이 간화선의 문제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선은 현실을 버리지 않고 현실 가운데서 진리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라며 의식이 전에 없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수행법이라며 적극 권하고 나선다.

스님은 책을 내며 '선은 말이나 글로 끄집어내어 어디에다 달아매어 놓게 되면 달아매어 놓자마자 썩어버린다. 그런 줄 알면서도 이렇게 글과 그간의 법문을 모아서 책으로 내는 것은 내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뜻있는 자를 만날 수 있는 기연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처님의 법은 변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변하여서 참 불교의 모습이 흐려지고 불자들마저 불교를 왜곡하여 보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또 전통선을 제대로 경험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불자들을, 후학들을 지도하므로써 정법을 만나고 공부하기 힘든 풍조가 생긴데다가 수행으로써 진리의 성품을 얻고 진리에 의해서 인간이 변화해야하는데 머리로만 불교를 이해하는 작금의 현실을 선승의 한 사람으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묻지 않는 질문』은 미국에서 오는 10월 경 『소를 타고 소를 찾네(Riding the ox, Searching for the ox)』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12,000원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