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소설’도 있구나!
나 성낙주의 문화재창작 소설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다. 소설 『챠크라 바르틴』과 『왕은 없다』를 통해 이미 문학성을 확보했고,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으로 문화재 식견에 정평이 나 있는 성낙주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첨성대를 소재로 한 ‘대지의 눈동자’작품을 보자. 이 작품에서 ‘첨성대’는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문대’가 아니다. ‘첨성대’는 ‘우물’로 대체돼 있다. 더욱이 작품에서 그 우물은 작가의 상상력을 동반해 하늘의 별빛을 담는 우주의 우물로 변해 있다. ‘천문대’가 ‘우물’로 완전히 바뀐 것은 근거 없는 소설적 픽션에만 따른 것일까.
<사진설명>황룡상 9층탑을 이미지화한 삽화.
그러나 후반부 ‘첨성대’에 관한 평론 ‘우주의 우물-선덕여왕의 성체(聖體)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근거 없는 소설이 아니라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첨성대’가 고대천문학의 집약체인 건축 양식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첨성대 내로 안내하는 층계 하나 없는 구조를 띤 것으로 보아 ‘실용적 천문대’라기 보다 ‘상징적 천문대’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성덕대왕신종, 이른바 ‘에밀레 종’을 소재로 한 작품 ‘참고 참았던 울음’에서도 그는 성덕대왕신종에 얽힌 설화를 뒤엎고 있다. 보시 할 것이 없어 어린 아이를 스님에게 내 주었다는 설에 대해 과감히 비판하며 그 설화는 당시 혜공왕과 모후에 대한 이야기임을 설파하고 있다.
성낙주는 이외에도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 ‘영주 부석사’, ‘분황사 모전탑’, ‘서산 마애 삼존불’, ‘황룡사 구층탑’, ‘세한도’, ‘석굴암 아난존자’, ‘고려상감청자운학문매병’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편 모두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위트 넘치는 해학이 돋보이며 단문의 힘과 서정이 어우러져 품격을 더한다.
채한기 기자 penshoo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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