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인 스님들의 '끔찍한' 한국불교 사랑

기자명 김민경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한국 중 다됐으니 세계화 나서야지'

한국불교의 승적(僧籍)을 가진 눈 푸른 납자(衲子)들의 한국불교와 문화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의 미국인 제자 무량(無量), 무심(無心), 현각(玄覺) 스님이 그 주인공. 세 스님 모두 미국의 내로라 하는 명문(名門) 예일, 보스턴, 하버드 대학 출신들이다.

베스트 셀러 작가로 유명한 현각 스님은 물론이고 무량 스님과 무심 스님 역시 교계 안팎에서 익히 알려진 스님들이다.

이들 세 스님의 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불교를 아끼는 스님들'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각별하다. 세계 최고의 간화선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선(禪)불교, 수준 높고 화려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제2의 조국 대한민국에 푹 빠져 있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한국불교와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홀히 여기고 그 가치를 모르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고 안타깝다'는 이들 스님들의 한국불교에 대한 사랑은 단순한 애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량 스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테하차피로 건너가 한국 전통사찰 양식의 태고사를 짓고 한국불교와 문화를 알리는 일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주요 자재를 한국에서 들여와 한국인 대웅전을 짓고 있을 정도로 한국적 사찰을 고집하고 있다. 스님의 한국사원 건축양식에 대한 식견은 전문가 수준. 현재 20∼30명의 현지인 불자들이 매주 일요일 법회를 갖고 있는데, 무량 스님은 이들에게 한국의 선과 수행법,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심 스님은 국제적 항구도시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부산에 최근 국제선원을 개설, 외국인을 대상으로 참선지도에 나섰다. 종교를 떠나 선과 한국불교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언제든 부담 없이 찾아와 공부할 수 있는 수행 공간으로 가꿔나가겠다는 것.

스님은 스승(숭산 스님)의 '이제 독립해서 살아 보라'는 당부에 따라 한국 땅에서 주한 외국인에게 한국불교를 전하는 최초의 외국인 선승이 됐다. 무심 스님은 선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한 제2의 조국인 한국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각 스님은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스님.

안거가 끝나고 해제철이 되면 각종 단체나 학교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현각 스님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전통불교를 배워 한국에서 포교활동을 펼치겠다'는 원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있었던 외국인 스님 교과안거 입제식에서도 스님은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전통의 깊이를 알아야 한다'며 '한국불교계는 한국불교가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이해되고 전해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는 조언을 할 정도로 한국불교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세계화를 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전통은 잊고 살아간다'고 꼬집은 스님은 '자기 전통을 살리지 못한 세계화는 있을 수 없으며, 한국불교를 제대로 배워 한국인들에게 한국불교의 전통과 가치를 알리는 일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