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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바로잡은 정본 《삼국유사》

기자명 이학종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좋은 책을 고르는데 `내용의 정확성'과 `보기쉽고 읽기 편함'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역서(역서)의 경우 `정확성'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재호 부산대 명예교수가 《삼국유사》의 번역에 무려 3백건의 오역이 있다고 지적, 학계에 충격을 준 일이 있다. 한 두군데도 아닌 3백건이라는 오역의 양도 양이거니와 이병도 박사 등 사계의 권위자들의 《삼국유사》번역조차 크게 잘못됐다고 하는 점은 이젠 학계에도 비평이나 평론이 활성화돼야한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족문화유산을 후손에 전해주는 중요한 수단인 고전번역에 정확성을 기하는 것은 학자의 사명"이라는 주장과 함께 `오역 파문'을 일으킨 주인공 이재호 교수가 `국역(국역)35년만에 완성된 정본'이라는 부제를 달고 최근 펴낸《삼국유사 1˙2》는 이러한 정황에서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잘못된 번역을 일일이 밝히고 역문에서 고치는 형식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이교수의 이러한 교정(교정)이 완벽히 옳은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것이지만, 《삼국유사》정덕본(정덕본, 1512), 조선사학회본(조선사학회본,1928), 삼중당본(삼중당본, 1944)등 지금까지 발간되어 유통되는 모든 책을 참고로 해 번역에 완전을 기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적지 않다고 할것이다.

책이 우선 보기 좋고 읽기 편한데다가 매 쪽마다 논문처럼 주석을 달아 독자의 편의에 최대한 신경을 썼고, 표지 또한 현대적 감각으로 제작해 젊은이들이 부담없이 책을 고를 수 있게 배려한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삼국유사'를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기능을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삼국유사》의 체재를 《삼국사기(삼국사기)》는 물론이고, 연세대 민영규(민영규)교수가 `일연(일연)의 선불교'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제기했던 《삼국유사》와 중국의 《고승전(고승전)》과의 서술방식 비교연구를 검토한 점,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삼국유사》가 《삼국사기》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고문서와 민간 기록을 많이 인용하여 민족 기원의 원형 보존에 주력한 경향을 밝히거나 논지의 전개에 있어서도 의문있는 곳에 반드시 소주(소주)를 달아 그 출전을 인증하는 등 주관적인 논단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선택을 취한 수준높은 책임을 명확히 밝힌 것 등은 옮긴이가 이 책에 들인 노력이 평범 이상임을 짐작케 한다.

몽고의 침입을 받아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우리의 민족혼을 일깨우려는 자주의식을 강렬히 표방한 한민족의 심저(심저)에 깔린 신화서이자 역사서인《삼국유사》를 이번 기회에 접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솔, 1˙2권 각각 8,500, 9,000원〉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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