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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조각가 제 1호 정관 김복진

기자명 법보신문
정관(井觀) 김복진(金復鎭˙사진)은 1901년생으로 39세 때인 1940년 요절한 한국 근대조각의 선구자이다. 1925년 동경미술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한국근대조각가 제1호가 됐다.

그는 `조각분야 뿐만 아니라 미술비평, 연극 등 다방면에 걸쳐서 궤적을 남긴 인물'(윤범모 경원대 교수)로 근대미술사와 20세기 우리 조각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복진에게 배우건 배우지 않았건 그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는 우리 조각의 전통을 계승하고 혁신하였으며 서구조각의 전통을 소화한 작가였다.

김복진은 일제 강점기에 좌익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약 5년간을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출옥 후 동상조각과 불상조각이라는 새 영역 개척에 온 힘을 쏟았다. 감옥에 가기전의 작품들은 서구적 조형언어에 의한 일반적인 석고상이 작품의 주류를 이루었다.

불상작품으로는 제15회 조선미전(1936년)에 출품했던 `불상습작'을 비롯하여 금산사 미륵대불, 서울 영도사 석가모니불(이상 1936년), 법주사 미륵대불(1940년, 미완성)이 있다. 최근 윤범모교수에 의해 계룡산 소림원의 불상이 김복진 작품으로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김복진이 금산사 미륵전 불상의 제작을 맡게 된 것을 사찰측에서 채택한 일종의 지명 공모전을 통해서 였다. 미륵전 3존불중 본존불이 한 사미승의 실수로 전소돼자 금산사는 전국의 유명한 석공과 조각가들 중에서 본존불을 조성할 작가를 구했다. 김복진은 이당 김은호의 소개로 모형을 제출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신식'교육을 받은 조각가가 미륵전의 작가로 선임되는 기록을 세운다. 소림원 불상은 김복진이 높이 11.82 의 금산사 본존불을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제작한 모형인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신감각을 지닌 거장의 솜씨답게 세련된 자태를 지녔다.

법주사의 1백척 시멘트 미륵불 불사는 1939년에 시작됐다. 하지만 김복진은 완성을 앞둔 1940년 8월 돌연 사망했으며 미륵대불은 작가의 일본인 제자(좌중삼삼)를 비롯하여 윤효중, 권진규 등이 합세하여 유업을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불사는 자금난 등의 이유로 중단되었다가 신상균씨 등에 의해서 1964년에 가서야 겨우 완성되었다.

김복진이 불상조각에 눈을 돌린 이유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는 이미 옥중에 불교에 심취하여 교도소 안에서도 목각불상을 제법 많이 깎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범모교수는 김복진이 단순히 소재주의적 입장에서 불상조각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즉 신심을 바탕으로 하여 전통미술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불상조각에 매진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김복진의 일본 유학시절 스승(고재광운)도 유명한 불상 조각가였다는 사실이다.

그의 55주기가 되던 지난 95년에는 몇몇 뜻있는 이들이 모여서 `정관 김복진 기념사업회'를 결성, 20세기 최초의 조각가를 재조명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김복진의 불상 작품에서 우리는 현대 한국의 불교조각계가 늘상 떠안고 있는 고민, 즉 전통불교미술과 현대불교미술이라는 간극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배울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매우 유용한 한가지 답변을 찾아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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