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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佛書)외면 신행풍토 고질병인가

기자명 이학종

봉축시즌 불서판매 급감

불교출판에 '초파일 특수(特需)'는 없다는 속설이 올해도 입증됐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을 전후해 불교서적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이상현상(異常現狀)이 또다시 되풀이 된 것이다.

불교전문출판사나 불교서점, 불서총판업체인 운주사 등에 따르면 부처님 오신날 봉축시즌 중의 불서판매량은 평상시보다 약 10%가량이나 감소했다. 올해의경우 봉축행사 기념불서판매행사도 거의 열리지 않아 불교출판계는 한층 썰렁한 봉축시즌을 보냈다. 운주사 김시열 과장은 "불교출판가에서는 여름방학 시즌쯤이나 돼야 출판경기가 평상시의 경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밝혔다.

사정이 이렇자 3∼4년째 계속되고 있는 불교출판계의 불황은 올 들어 최악의상황에까지 몰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교출판인사이에서 나오고 있다.이들은 그 단적인 예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잠실 한국종합전시관에서 열린'97서울국제도서전에 불교계출판사의 참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비록 일반 출판사나 타종교계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 동안 국제도서전에 꾸준히참여를 해 왔는데, 참여조차 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예년의 경우 불교출판인협의회(회장 원택 스님)가 주축이 돼서 불교부스를 배정 받아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불교출판의 존재를 대외에 알려 왔는데 올해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얼굴조차 내밀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된 것이다.

불출협 김형균(불지사 대표) 사무국장은 "불출협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에 있고, 교계출판사 중 국제도서전 참여를 주도할 만한 재정과 인력을 갖춘곳이 없다는 점이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이"이라고밝혔다. 대원정사 고명석 부장은 "불교출판에 관한 한 국제도서전 참여는 곧수지상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그 동안 수익은 없었지만 불교출판의 위상을 세운다는 차원에서 불교출판계가 힘을모아 참가를 해 왔는데 올해는 이 마저 못했을 정도로 불교출판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불교출판의 활성화만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조차 못하는 수모를 벗어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불교출판 활성화가 요원한 과제라는 게 대다수 출판인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마땅한 필자나 재정적 뒷받침, 역량 있는 출판인의 부재, 출판사의 영세성 등의 고질적 과제들은 불서(佛書)에 대한 불자들의 수요가늘어날 때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인데 사정이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불교시대사 고광영 편집차장은 "예컨대 불교학술서를 가장 많이 찾는 수요층은불교대학 학생이나 학인 등 제한된 수요자를 뺀다면 불자들보다는 카톨릭 신자등 타종교인들이 더 많은 수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런 풍토에서 불교출판의미래를 밝게 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불자들의 독서형태가 여전히 '불자지송집'이나 '법요집', 또는 스님들의 수상집이나 법문집을 찾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금의 분위기로서는 이런 경향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 그나마 이런 책들의 판매량도 1만부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불교출판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당분간은 요원하다는 것이 출판인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또 부처님 오신날과 같은 불교시즌에조차 부처님의 삶의 모습과 사상에 관심을 기울이기는 보다는 귿건하게 기복에만 매달리는 다수 불자들의 신행형태에 일대혁신없는 한 불교출판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뜻있는 불자들은 불서(佛書)를 읽지 않는 풍토의 개선없이는 신해행증(信解行證)의 신행체계를 갖춘 정상적인 불교의 모습을 기대할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들은 이 근거로 '책이 우리의 미래'이듯이 '불서를읽어 불교를 바로 아는 것이 바른 믿음과 실천, 깨달음의 정법불교를 실현시키는 미래불교의 디딤돌'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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