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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립 광동고교 방송반, 경전-불음 전파

기자명 권오영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방송 원고-장비 직접 운영

조용한 아침을 여는 잔잔한 음악이 교실에 흐르면서 종립 광동고등학교의 1교시 수업은 시작된다. '다른 사람을 깔보고 헐뜯더라도 이에 성내거나 미워하지 않고 깔보고 헐뜯음의 근원이 어리석음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어진 사람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차혜라(2학년)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경전 한 구절은 들뜨기 쉬운 학생들의 마음을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매일 아침 9시부터 10분간 진행되는 광동고등학교 '선정의 시간'은 1, 2학년 15명으로 구성된 방송반원들이 이끌어 나간다. 방송 원고에서부터 장비운영에까지 방송에 필요한 모든 일들은 이들 방송반원의 몫. 선생님의 특별한 지도 없이 학생들로만 진행되는 방송이라 이들 방송반원들은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아침, 점심으로 하루 두 번 하는 방송 시간을 모두 합해도 채 1시간이 되지 않지만 이들은 방송을 위해 하루 2시간 이상을 투자한다. 다른 학생들처럼 과외 수업을 위해 학원을 찾는 시간에 이들 방송반원들은 교무실 한쪽 코너에 마련된 방송반으로 모인다. 그 날의 방송 내용을 평가하고 학생들의 반응을 일일이 체크하기 위해서다. 이것을 기초로 다음날 방송 내용을 준비한다. 인터넷에 '광동방송'이라는 카페를 마련해 놓고 학생들과 방송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일과. 게시판에 올려진 학생들의 신청곡과 방송에 대한 학생들의 날카로운 지적을 꼼꼼히 체크한다.

대부분 불자들로 구성된 이들 방송반원들은 매일 아침 방송되는 '선정의 시간'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있다.

'아침의 시작이 좋아야 하루종일 기분이 좋잖아요. 전교생의 하루 기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방송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전교생의 기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차혜라 아나운서는 매일같이 학교 도서관 서적과, 인터넷을 검색하며 좋은 경전 글귀를 찾는다. 제법 전문가다워 보이는 민경환(2학년) 엔지니어는 참선삼매에 빠진 친구들에게 행여 스피커 소음이라도 날까봐 방송이 끝난 후에도 방송장비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점검에 또 점검을 반복한다.

이들의 방송에 대한 노력이 인정받은 탓일까? 광동고등학교는 열악한 방송장비를 교체하고 별도의 방송실을 마련해 주기 위해 경기도 교육청 내년 예산에서 3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선정의 시간을 준비하는 방송반원들에게 불서, 경전 속에 나타난 좋은 글귀를 소개하는 등 자문을 아끼지 않는 김석희 교법사는 '최고의 방송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송반원들의 노력으로 처음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학생들도 차츰 선정의 시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다소 산만했던 학생들이 집중력을 갖고 수업에 임하게 된 것도 방송반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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