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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시대 개막… 호남불교가 뜬다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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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개통후 방문객 50~200% 증가

“지역 불교 발전 방안 강구부터” 지적도


시원하게 뚫린 무안-목포간 서해안 고속도로

호남 지역 사찰들로 불자들의 발길이 모이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난해 12월 21일 완전 개통한 이후 서울-목포간 주행시간이 4시간대로 대폭 줄어들자 고속도로 인근을 중심으로 하는 호남지역 사찰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호남불교 중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무색치 않을 정도다.

고속도로가 직접 지나가는 변산 반도와 고창, 영광, 함평 무안 등에 위치한 사찰들은 주말이나 평일 구분 없이 방문객이 증가해 고속도로 개통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내소사, 선운사, 불갑사, 개암사 등의 방문객이 50%에서 20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를 기점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영암 무위사, 강진 백련사, 해남 대흥사, 미황사 등 남도의 사찰들도 10~50% 정도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가 호남지역 사찰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부안군 내소사 사무장은 “서울 경기 충청 지역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들이 3개월 사이에 수배로 늘고 있다”며 “서울과의 거리가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혀졌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안군에 위치한 개암사의 한 스님은 “예전에 비해 방문객이 2배정도 늘었다”며 “평일이나 휴일 구분 없이 방문객이 늘어났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창 선운사 역시 방문객이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사무장 윤주을 씨는 “지난 겨울부터 꾸준히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이 되면 사찰을 찾는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속도에 인접해 있지는 않지만 해남군 대흥사는 약 20%, 미황사는 약 두 배 정도의 방문객 증가를 보이고 있다. 강진군 백련사도 약 10% 가량의 방문객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왔다.

방문객 수 증가는 일부 사찰의 입장료 등 직접적인 수입 증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호남지역의 사찰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답사모임 터사랑의 전숙희 씨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에 호남지역 사찰로 성지순례나 답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방문객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호남 지역 사찰에 대한 인지도는 더욱 늘어날 것을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찰 방문객 증가가 단순 관광객 증가에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문객 증가는 포교 여건의 호전일 뿐, 그 자체를 지역불교 활성화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대둔사 수련원장 법인 스님은 “사찰을 찾는 방문객이 이처럼 단시일 내에 급증하는 것은 고속도 개통으로 인한 일시적인 호기심 증가로 볼 수 있다”며 “방문객 수 증가가 호남 불교 중흥으로 이어지려면 포교프로그램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던 포교 프로그램들을 개편-확대해서 방문객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전통의 멋을 간직하고 있는 호남지역 사찰의 특성을 잘 살리는 차별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 정비- 도로 확충등

사찰연계 관광 개발 움직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찰 주변 유적 정비 등에 주력하고 있다. 사찰을 찾는 방문객이 증가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찰을 각 지역의 대표적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전통사찰 불갑사가 위치해 있는 영광군청은 불갑사-영광굴비-서해안 일출을 연계하는 관광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후 불갑사를 찾는 방문객이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숙박시설 확충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불갑사 관광지구 추진 사업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해 백제불교도래지의 홍보와 문화유적 알리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장민호 씨는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여성 불자들이 불갑사와 인근 모악산을 많이 찾고 있다”며 “불갑사를 영광군의 대표적 문화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꽃 축제로 명성을 얻고 있는 무안군도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올해부터는 연꽃 축제를 찾는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윤집중 계장은 “올 연꽃 축제에는 관광객이 예년에 비해 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지에 대한 정비사업과 함께 실내 공연장을 새롭게 건립하는 등 시설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위치해 있는 부안군도 국립공원과 내소사 진입로에 대한 안내 간판을 확충하는 등 일찌감치 시설 정비를 시작했다.

군 측은 지난해 말에 비해 최고 250%까지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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