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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경월대선사 영전에

기자명 법보신문
은사 경월당 희완 대선사님은 잘난체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우리 이웃에 늘 함께 있는 소박하고 친근감이 넘치는 아버지 같고 할아버지 같은 스님이셨습니다. 아는체도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셨지만 남에게는 관대하셨습니다. 말씀이 그리 많으신 편이 아니셨지만 농담도 잘 하셨습니다. 농담 속에는 늘 진실이 있고 또한 깊은 뜻을 담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풍류를 좋아하셨습니다. 특히 대금을 잘 연주하셨습니다. 원효스님이 거리에서 무애무를 추었다고 하지만 스님께서는 대금을 연주해 중생들로 하여금 춤을 추도록 하셨습니다.

스님은 부처님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욕심이 없으셨습니다. 남과 다투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보지 못했습니다. 후학들을 극진히 사랑하셨습니다. 사람을 부릴 때에는 능력에 따라 일을 시키셨습니다. 매사에 무리를 하시지않으셨습니다. 스님은 꽉 막힌 몸이 아니셨습니다. 그래서 잘 웃기도 하셨습니다. 웃으실 때는 약간 입이 돌아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스님의 매력이었습니다.

진실로 스님은 우리시대의 도인이셨습니다. 시중에 있으시면서도 세속에 초연하셨고 엄격하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셨고 철저한 정진속에서도 대금의 풍류를 즐기셨으니 스님이야 말로 천백억 화신이시며 삼십이응신이셨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제법은 무상하여 변하지 않는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면 가고, 만나면 헤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또 말씀하시기를 "몸도 없고 감도 없다"고도 하셨습니다. 아마도 부처와 중생의 시각이 이렇게 서로 다른가 봅니다.

금정산은 가을 단풍이 한창인데 소림사에는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스님은 몸도 없고 감도 없으신데 중생은 그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가신것이 아닙니다. 스님의 덕화를 입었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함께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스님의 다비일에 재가 제자 권기종 분향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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