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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담스님의 반야심경강의

기자명 혜담 스님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늙고 죽는 고통이 있게 된 원인을 추구해서 얻은 결론이 생, 즉 태어남이다. 그렇다면 생이란 무엇인가? 바로 인간이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아니 비단 인간뿐만 아니다. 모든 중생이 생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는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행태나 생각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선 같은 중생이면서 인간과 짐승 혹은 곤충은 전혀 다른 생활을 한다. 단지 모든 것이 우리들 인간의 문제인 까닭에 사람들의 삶에 국한해서 살펴보자.

우선 이 세상에는 똑같이 생간 사람이 둘도 없다. 남녀가 다르고, 잘생기고 못생긴 것에 차이가 난다. 어디 그뿐인가. 흘륭한 가문에 태어나 평생동안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어나자 바로 버려지는 아이도 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체적결함과 정신병을 동시에 지니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스포츠에 남달리 뛰어난 자질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문에만 몰두하는 기질의 사람도 있다. 즉, 온갖 차별 속에 인간은 생을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사회제도의 개혁에 의해서 이 모든 차별을 없앨 수도 없고,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만약 남녀의 구별도 없고 사람마다의 재능이 완전히 무차별이 된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의 삶이 아니고, 따라서 거기에는 행복이란 있을 수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의 차별이 어찌하여 일어나는가? 부처님이 출세하기전 인도에는 이 문제에 관해서 몇가지 의론이 있었다.

첫째는 '존우론'이다. 존우란 창조신을 의미하는 말인데, 이는 인간이 태어나는 그 자체로부터 행.불행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이 창조신의 뜻에 의해서 정해진다는 사고방식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인간의 운명이 자유의사는 결코 인정되지 않는다. 인간의 운명이 열리고 안 열리는 것은 오로지 신의 뜻에 달려있기 때문에 인간은 각자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 창조주인 신을 절대 신앙하지 않으면 안된다.

두번째는 '숙명론'이다. 이것은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든 과정은 전생에 지어놓은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에 현실의 행.불행 등은 모두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는 견해이다. 따라서 인간의 노력이나 의지의 자유가 여기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간은 의지의 자유가 있고, 또한 노력하며 얻어진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견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세번째는 '우연론'이다. 이 세상에 벌어지는 일은 모두가 우연히 일어난다는 사상으로 유물론적인 사고방식이다. 인간의 운명이란 자기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일체에 인도없고 연도 없으며, 창조신도 없다는 견해이다. 이 우연론은 인간의 운명을 비롯한 현상계의 모든 것이 돌발적인 우연에 의해서 전개될 따름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우연히 좋은 기회를 만나면 그 기회를 잘 활용하여 행복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의론은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의식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가령 우리나라는 교통사고율이 세계에서 첫째인데, 그 사고를 낸 사람들은 한결같이 '재수가 없어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사업에 실패했을 때나 승진이 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운이 나빴다'고 말한다. 이 모두가 일종의 우연론에 빠져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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