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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불교문예진흥 기금설치를

기자명 김민경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불교문예진흥기금의 설치가 시급하다. 불교극단 바람은 지난 16일 창작극'경허 선사'의 공연기금 마련을 위해서 일일찻집을 열었다. 경허스님이 누구인가, 근대 한국불교 선종의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는 스님이 아닌가. 그런 분의 일생을 더듬는 연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 일일찻집이 마련됐다. 참으로 비루하다.

만해스님의 삶을 재조명하는 연극 '끽다거'를 10월초 무대에 올리는 극단 서전의 대표는 연극을 준비하며 알게 된 불교계의 특이한 관행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연극의 후원을 교계 각 단체에 요청하니 모두 쾌히 응하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후원의 내용이라는 것이 물질적인 도움은 하나도 없고 단체의 이름을 포스터와 팜플렛에 게재하는 정도가 '후원'의 전부라는 설명에 맥이 풀렸다고 한다. 연극에 필요한 승복 한벌 제공해 줄 수 없는 것이 불교계의 문화 정책이요, 현실이다.

법보신문을 꾸준히 애독한 독자중에 눈치빠른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불교계 문화 단체는 호흡이 매우 짧다. 아니 짧을 수 밖에 없다. 수많은 단체들이 공연과 행사에 필요한 재원 마련은 커녕 단체의 기본적인 유지비조차 대지 못해서 창설 한 두해(그나다 운이 좋아야)만에 간판을 내리기 일쑤인 때문이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다. 하물며 문화 사업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교계의 문화적 토양을 기름지게 할 불교문예진흥기금의 설치가 하루 빨리 논의돼야 한다.

양질의 공연과 성과만 있다면 불교문화는 저절로 자리잡지 않겠느냐는 세월 좋은 말을 하는 측도 있는데 '문화'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할 수 없는 말이다. 불교문화가 제발로 서고 크게 한몫 하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이 그들의 기량을 꾸준이 닦을 수 있는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 공연과 전시회를 마련하는데 부딪히는 애로를 가능한한 줄여줘야 한다.

우리의 사회 문화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불자들도 잘 알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교문화와 사회문화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불자들은 선조들이 남겨준 찬란한 불교문화유산에 긍지를 느껴왔다. 그러나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줄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했다.

불교문화의 진흥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한 두사람의 원력과 희생에 기대기엔 너무나 큰 산이기도 하다.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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