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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학원 이사회가 할 일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조계종이 설립한 동국학원의 이사진 개편을 앞두고 교계의 시선이 동국학교에 모아지고 있다. 그것은 동국학원이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하는 초.중.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등 아홉개의 각급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불교계에서는 가장 큰 학교법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표피적인 이유 이외에 교계가 동국학원의 동향에 관심을 집중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동국학원이 운영하는 각급학교, 특히 동국대학교가 조계종은 물론 한국불교의 발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에 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동국대학교는 한말,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이 우리 나라에 대해 침략의 마수를 뻗쳐 국운이 풍전등화일 때,불교계의 선각자들에 의해서 새시대의 한국불교를 개척했다. 또 동시에 열강의 침략으로 부터 나라를 구하는 인재를 양셩하기 위해서 1906년,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명진학교가 설립됨으로써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제의 강압으로 한때는 폐교를 당하는 비운을 겪기도 하고 5.16군사혁명으로 관선이사회가 학교를 관리하던 질곡도 있었다. 그러나 조계종단은 정화이념의 구현을 위해서는 교육이 급선무임을 절실히 느껴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보강하여 관선이사회로부터 학교를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명진학교가 설립된 이후, 90년 역사를 쌓는 동안 동국대학교는 서울과 경주에 캠퍼스를 가진 굴지의 종합대학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제3캠퍼스가 논의되고 있고 동국학원은 아홉개의 각급학교를 거느린 학교법인으로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바가 지극히 큼에도 불구하고 학교발전과 한국불교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교계와 관심있는 인사들로부터 받고 있다.

심지어는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는 고언도 없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지적을 하는 사람들은 동국학원 이사진의 개편을 주장하고 구태의연한 운영을 쇄신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가 반영되어 종회의 위임을 받은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새로운 이사를 추천하게 도었다고 보아진다. 그리거 그 명단중에는 전혀 낯설지 않은 이름이 있어서 물갈이는 바랄 수 없게 되었다.

동국학원 정관에 의하면 13인의 이사 정족수 중, 9인을 조계종 재적승려로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는 7인만이 조계종 재적승려이며 2인은 결원이다. 그리고 나머지 4인은 이교도가 아닌 교육계 및 각계의 덕망높은 인사를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5인이 선임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불교인이 아닌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서 그동안 이사진의 구성이 종단의 의사보다는 독선에 흐르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이 없지 않다. 우리는 정관이 제대로 지켜지기를 바란다.

차제에 동국학원의 인사방침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서 한 학과의 교수중 세 사람이나 보직을 맡을 경우, 그 학과의 수업에 적지 않은 차질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교수는 연구와 강의가 본분이다. 그러한 교수를 과다하게 행정에 동원하는 것은 그 교수로 하여금 연구와 강의에 몰두할 수 없게 함으로써 학교를 질적으로 저하시킬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인사는 인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보직에 임하는 교수로서도 장기간의 보직은 자신의 학문연구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학생을 희생하게도 할 것이다. 학교법인은 단순한 학교관리를 넘어서서 교수와 교사가 충분히 연구해서 성실하게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하도록 뒷받침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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