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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봉은사와 골프연습장

기자명 이학종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서울 강남의 봉은사가 수난을 겪고 있다. 한국불교를 상징하는 선종의 수사찰이라는 명예가 하루아침에 빛을 바라게 될 지도 모를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11일, 봉은사는 경내 2만2천평 대지에 연면적 6천4백여평의 대규모 체육센터를 짓는 공사를 시작했다. `봉은사회문화체육센터'라는 이름으로 건립되는 이 공사는 재벌그룹인 대우가 맡았다. 대우는 이 체육센터를 10년간 운영하는 대신 봉은사쪽에 일정한 액수의 돈을 전달키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봉은사는 이 돈으로 사하촌을 매입해 도량을 정비하거나 `보우회관'건립등의 불사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봉은사 경내에 대규모 체육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계에는 우려의 시각이 점차 늘고 있다. 사찰 경내에, 그것도 서울지역에서는 유일한 전통사찰의 사격을 보존하고 있는 봉은사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사찰환경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는 걱정이다.

교계는 특히 체육센터내에 볼링장과 수영장, 헬스장과 함께 골프연습장이 들어선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프연습장의 경우는 불자들이나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잘못된 불사라는 지적이다. 골프연습장이 사찰경관을 해치게 될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골프인구의 증가를 불러 우리나라의 산천에 골프장 건설을 늘리는 한 원인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교계는 또 봉은사경내에 골프연습장을 세우면서 해인사가 가야산 너머의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고, 범어사가 금정산 지키기에 나서고 있으며, 경주 경마장 건설과 고속철 통과를 반대하는 것등 불교계의 환경 및 문화지키기 움직임이 대외적으로 명분을 잃게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봉은사의 체육센터 공사는 이미 중단할 수 없을 정도로 진척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시설이 사찰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불교의 대외적 이미지 실추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길 바랄수 밖에 없을 것같다.

교계 뜻있는 불자들은 봉은사의 이번 공사를 계기로 다시는 제2, 제3의 봉은사가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이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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