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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다시 비명 지른 소쩍새

기자명 공종원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소쩍재 마을의 가짜 승려 일력 파동은 다시 계속되고 있다. 이제 세인의 관심은 중국 연변으로 달아난 일력이 중국에서 자리잡기 위해 벌인 추태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에 의해 탄압받다 못해 중국으로 피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변명이 면구스러운 것은 물론이지만 그곳에서 영구적으로 살기위해 그 곳 유력자에게 수억원의 돈을 건네주는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도시 어처구니 없다. 그에 그치지않고 중국땅에서 또하나의 `소쩍새 마을'을 만들기위해 수 십억원 상당의 은행 구좌를 개설했다니 어이없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불자들이 이번 사건에서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일력이 `소쩍새 마을'의 운영권을 중앙승가대학에 넘기면서 수억대의 후원금을 승가대 관계자에게 건네준 사실이다. 그것이 단지 소쩍새 마을 운영기금의 인수 인계 과정이었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인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거래는 이혼한 전 부인 법신스님을 통해 자신의 명예회복을 부탁하며 이대학의 이경호 교수에게 1억원, 각밀 교학국장에게 1억5천만원을 사적으로 건네준 것이라는 데 있다.

뒤에 각밀 교학국장은 1억원은 돌려주고 5천만원은 이경호 교수에게 준것이 밝혀지고, 이경호 교수도 1억5천만원중에서 6천만원은 법신스님에게 되돌려 주었으나 9천만원은 개인적으로 써버렸다는 것이 드러나 사표를 쓰고 면직되는 불행을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이교수보다는 사실은 우리 전체불자들이고 사회인들이다. 가짜 승려 일력의 사기행각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놀랄만큼 놀랐다. 그런데 그 가짜 승려 일력이 백억원 대의 막대한 후원금을 모금한뒤 그런 악행을 일삼았다는 것도 부족해서 이번에는 그 소쩍새마을의 운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이런 지저분한 이야기가 들린다는 것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불교를 대표하는 양심단체라고 하는 승가대학의 교수가 현실적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고 있는 복지재단을 인수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수억대의 후원금을 착복할 생각을 할 수 있는가가 도대체 의문일 수 밖에 없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누구라고 돈을 가져다 주는데 마다거나 싫어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다르지 않는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불교계의 비리를 건설적으로 해소하고 불교복지단체의 운영을 쇄신해보자는 거룩한 취지가 있는 소쩍새 마을 인수인데 어찌 언감생심 부정한 돈의 착복을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그점에서 사회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그점에서 바로 교수니 스님이니 하는 불교계의 엘리트들이 어떻게 이렇게 최소한의 상식이나 양식조차 갖추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 이상할 밖에 없다.

바로 그런 이유로 불교계 다수의 언론들은 소쩍새 마을 사건도 흐리고 다시 승가대교수의 착복사건도 흐리는 보도를 했지만 사회가 그걸 덮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사회가 안 이상 그 사건이 `가짜 승려'라는 해명으로 불교와 불교인 전체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불교의 위신을 손상하는 엄연한 사건으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신도들이 이런 사기꾼들에 놀아나지 않아야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스님들도 터무니없는 몰상식과 무지와 허욕으로해서 부처님의 위신과 그 가르침을 손상하는 죄는 되풀이 않도록 깊이 참회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공 종 원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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