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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50년 불교50년-③군승제도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한국군이 월남에 파병된 것은 65년 2월 부터였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해외파병으로 대상국가가 불교국인 월남이었다는 점에서 군승제도의 실현을 한층 앞당기게 한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8년 11월 최초의 군승이 탄생한데 이어 69년 1월 5일 1기생 5명 가운데 이지행 권오현 장만수 법사 등 3명이 파월 장도에 올랐다. 이후 73년 2월까지 만 4년 2개월 동안 16명이 파월돼 △주월사(사이공) △십자성(나트랑) △백마(닌호아) △맹호(퀴논)부대 등지에서 전시 군종활동을 담당했다.

당시 주월군종업무목표는 장병에게 생동적인 종교지도및 생활지도를 하며, 실효성 있는 대민활동을 강화해 주월 한국군의 정신무장 확립을 기하는데 있었다. 이에 따라 △종교지도 △생활지도 △대민활동 강화를 주내용으로 한 방침을 정해 군법사들은 임무수행에 만전을 기했다.

월남에서 맨먼저 군법당 불광사가 세워진 곳은 나트랑에 있는 십자성부대였다. 군수.보급 등 지원업무를 맡은 이 부대는 65년에 파월대 부대내에 영현보관소가 부설로 마련돼 있었다. 군법사 파월이전인 65년도에 독실한 볼자였던 일반장교 유승원 소령이 영현보관소를 맡아 위령염불을 하는 한편 월 2회의 법회도 봉행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당시 부대장 이범준 소장이 경내에 30평 규모의 한국식법당을 세우고 불상을 모셔다가 봉안, 67년 3월15일 성대한 낙성법회를 개최하므로써 불광사는 월남에 세워진 최초의 한국사찰로 자리매김하게 된것이다. 또 스님 출신으로 정훈참모인 박홍수 소령이 승복에 삭발을 한 채 군법사를 대신해 장병교화임무를 맡기도 했다. 그 후 69년 1월 이지행 법사가 초대 군법사로 이부대에 부임하면서 극락전건립 공사를 추진, 8월 29일에 착공해 11월 13일에 낙성식을 갖게 됐다.

닌호아에 있는 백마부대는 인근 민간사찰들의 협조로 불교활동을 해오다 69년 1월 권오현 법사가 부임하면서 불교군종활동이 본격화 됐다. 권법사는 법당건립이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당시 사단장 유창훈소장의 결심을 받아 69년 5월 20일 공사에 착수, 8월 5일 군법당 백마사의 낙성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월남불교지도자및 파월불자장병 7백여명이 참석, 한월 불자들의 유대강화와 백마사 낙성을 축하했다.

퀴논에 있는 맹호부대의 맹호사는 70년 3월에 2진으로 파월된 김영길법사에 의해 건립됐다. 부임하자마자 법당건립에 착수, 5월 11일 35평의 한.양절충식법당을 완공했다.

주월사령부에는 69년 2월 15일 1기인 권기종 법사가 초대법사로 부임했다. 사이공에 있는 주월사는 인근에 월남사찰들이 산재해 있어 별도의 군법당을 건립하지는 않았다. 주월사 불자들은 월남 및 중국사찰 등지에 모여 정기법회를 갖는 한편 한.월 합동법회를 개최하는 등 행정단위부대에 적합한 불교 군종업무를 수행해 나갔다.

한.월 합동법회는 장병들의 사기양양은 물론 한.월 친선 및 유대를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군법사 파견에 앞서 66년 10월 8일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경산스님이 월남을 방문해 사이공 불교본부 '비엔호아 다오'에서 1천3백여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대법회를 개최한바 있었다.

이후 군법사가 파견되면서 각 부대는 월 1-2회씩 합동법회를 개최하곤 했다. 주월사의 합동법회에는 월남불교지도지 틱.팀.타우 스님이 참석하는 비중있는 행사가 되었고, 각부대 부대장의 환영.환성법회때는 인근 사찰의 주지급 스님들과 신도 등이 대거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매년 5월 20일의 부처님오신날 한.월 합동대법회는 부대마다 법요식.연등법회 등 대대적인봉축행사를 벌여 이국당에서 맞는 부처님오신날을 더욱 뜻깊게 했다. 특히 72년 5월에는 맹호부대에서 합동봉축 행사가 열렸는데 안케패스작전에서 발생한 수많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며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뜻깊은 행사도 치러졌다. 합동법회는 군부대 법당에서 뿐만 아니라 월남의 민간사찰에서도
자주 개최됐다. 주월사의 국사법회를 비롯, 70년 12월 15일에는 퀴논시 총칸사에서 빈딩성 불교회장 틱.케차운 스님 등 월남불교 지도자들이 주관해 맹호사단장 김학원 소장의 환송법회가 열리기도 했다. 72년 5월에는 백마부대가 닌호아에 창건해 월남불자들에게 이양해 줬던 화랑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가 열린바 있다.

파월 군법사들은 군종업무의 목표와 방침에 따라 대민활동과 유대강화를 위한 임무들을 착실히 수행해 나갔다. 군법사들은 법당을 중심으로 폐자재등을 수집, 폐허가 된 민간사찰의 복구를 지원하건, 월남승려들의 진료를 주선해 주기도 했다. 또 보시금이나 식량을 모아 사찰을 통해 난민들을 구호케 하는 등 대민구호에도 앞장을 섰다.

십자성부대 불광사는 69년 10월부터 난민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학교를 운영했다. 지역의 고아원들과 연계해 전쟁고아들을 지도하는 한편, 이들을 경제적으로 돕기도 했다. 이 부대의 김덕수 법사는 민간사찰의 도움으로 한국군장교와 월남인 가정과의 자매결연을 주선해 가정방문과 선물교환 등으로 상호이해와 친선을 도모하는데 가교역할을 했으며, 주월사령부 권오성법사는 72년 5월 8일 월남노인 40여명을 사찰에 초대해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일정한 형식을 떠나 형편껏 유대강화에 노력해 왔던 군법사들은 사망자들의 시신 수습 및 위령염불 등에도 본연의 임무를 다하므로써 현지인들과 파월장병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쌓아갔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한국군지휘관들이 새로 부임해올 경우 지역사찰에 부임인사를 하러 가는 것이 관례처럼 돼, 으례 군법사들이 안내를 맡아야 했다고 한다. 월남불교계가 한국군법사들을 신뢰함에 따라 군법사들은 당시 강경파지도자인 트리.쾅 스님 및 그 추종세력과도 자유롭게 만나 의견을 교환할 수가 있었다. 이는 전시 선무활동면에서 일정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69년 6월 28일에는 세계불교도대회가 사이공의 메자스틱호텔에서 열려 현지의 이지행 장만수 권오현 권기종 법사가 한국대표로 참석했다. 70년4월 16일에는 조계종 교무부장 월주스님을 단장으로 하는 위문단일행이 주월사를 방문, 주월한국군과 월남불자들을 격려했는데 월남을 방문하는 국내인사들의 월남불교지도자 접견인 사찰방문 등의 안내활동도 군법사들의 중요활동의 하나로 기록됐다.

대민활동에 있어 특히 효과적이었던 것은 삭발에 한국승복을 착용한 점이었다. 십자성부대의 이지행 김덕수 이상대 법사와 맹호부대의 김영길, 백마부대의 하춘길 법사 등이 승복을 입고 근무하므로써 월남인들에게 보다 친숙한 면모로 대민활동을 해나갈 수 있었다.

파월군법사들은 기본적인 군종업무이외에 출전시 전승기도로 전쟁공포심을 제거케 하는 일을 비롯, 전상자를 위한 병상위문, 전쟁윤리교육, 포로및수감자들의 영창방문과 같은 전시군종업무를 병행해 나갔다. 69년 1월 부터 만 4년 2개월간 다양하고 폭넓게 전개된 전시군종활동을 종전이 임박한 73년 2월 각부대의 철군과 함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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