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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시 상수제자 우 빤디따 스님이 지혜의 길을 밝혀 놓은 명상 지침서

  • 불서
  • 입력 2018.06.04 13:20
  • 수정 2018.06.04 13:25
  • 호수 1442
  • 댓글 0

‘번뇌를 위한 자비는 없다’
우 빤디따 지음·케이트 휠러 엮음
불광출판사

‘번뇌를 위한 자비는 없다’
‘번뇌를 위한 자비는 없다’

“잔인하고 사악한 지배자인 번뇌는 결과적으로 삶의 모든 찰나에서 일어나는 윤회의 순환을 만들어 내고, 고통스런 삶을 반복적으로 일으킨다. 윤회는 태어나고, 죽고, 존재하는 순환을 말한다.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음을 뜻한다. 노화, 부패, 사망은 단지 삶이 끝났을 때에만 겪는 것이 아니라 매 찰나마다 일어나고 있다. 삶 자체가 고통이다.”

그래서 미얀마 마하시 사야도의 상수제자이자 위빠사나의 성자로 존경받았던 우 빤디따 스님은 “번뇌에게 베풀어 줄 자비는 없다”고 했다. 그 대신 “해탈의 가능성을 품었기에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그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것이야 말로 사람의 일생에서 지고의 가치를 지닌다”며 번뇌를 물리치는 궁극의 수행법을 강조했다.

1921년 양곤에서 태어난 우 빤디따 스님은 마하시 사야도의 상수제자로 1982년 마하시 사야도가 입적하자 뒤를 이어 마하시 수행센터 원장을 맡았다. 이어 1990년 빤디따라마 수행센터를 건립해 위빠사나 수행지도에 전념했고, 미국의 조셉 골드스테인, 잭 콘필드 등 서구 사회 명상수행 지도자들이 그에게 귀의했다. 스님은 2016년 입적할 때까지 전 세계 각국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행을 지도하고, 많은 이들을 위빠사나 수행의 길로 이끌었다.

스님은 2006년 한국에서 42일 집중수행을 직접 지도할 때도 “요즘 사람들은 탐진치와 놀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불장난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것과 같다. 위험하고 치명적인 행복이다. 불장난을 즐기는 치명적 행복도 사띠로 바라보는 지혜를 기르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수행으로 자신으로부터 생겨나는 문제를 줄이고 모든 위험을 이겨내길 바란다”며 번뇌를 끊고 해탈의 길로 가는 수행법을 전했었다.

 

스님이 번뇌를 끊고 해탈을 이루기 위해 제시한 방법은 ‘사띠빠타나 위빠사나 수행’이다. 이는 몸과 감각, 마음과 모든 현상의 생멸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는 사념처 수행을 근간으로 한 마음챙김 수행법이다. 스님은 사띠빠타나 위빠사나 명상의 과정과 의의는 물론, 수행의 흐름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나 꼭 잊지 말아야 할 점 등도 꼼꼼히 지적했다.
이 책 ‘번뇌를 위한 자비는 없다’에는 우 빤디따 스님의 이러한 가르침이 촘촘하게 담겼다. 그리고 책 전반에서 스님은 ‘법과 율’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부처님이 그랬던 것처럼 빛나는 지혜(법)와 자비의 실천(율)이 없다면 중생의 고통스러운 삶은 결코 전환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님은 번뇌로부터의 해방을 위해서는 부처님이 전한 법과 율을 기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시종일관 역설하고 있다.

책은 도덕적 삶을 강조하면서 순수한 선행이 자신과 남의 고통을 피하는 기반이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전한 스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또한 내용도 빨리어 경전과 주석서에 근거하고 있어 ‘명상 지도자는 다른 사람들을 정확하게 인도하기 위해 빨리어 경전을 정밀하게 공부해야 할 뿐 아니라 문헌상의 공부를 명상 수행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스님의 지론을 충족하고 있다. 이 책이 테라와다 불교수행의 정수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서는 통찰 지혜를 키우지는 못하지만, 길에 대한 믿음을 줄 수는 있다. 따라서 우 빤디따 스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명상 지침서이자 지혜의 길을 밝혀놓은 등불이라 할 ‘번뇌를 위한 자비는 없다’는 마음의 자유, 진리, 지혜, 삶의 궁극을 생각하는 누구나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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