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나무 열매와 풀씨를 먹이로 삼아 살아가는 메추리는 얼굴에 기품이 넘치고 몸이 통통했다. 그에 비해 늘 더 맛있는 먹이를 찾아다니며 짐승의 고기를 먹고 사는 까마귀는 깃털이 부스스하고 몸은 야위었다. 어느 날 메추리를 만난 까마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이렇게 읊었다. “숲속에는 수많은 적들이 있어서/ 나는 그들과 먹이싸움을 하느라/ 언제나 두려움에 마음이 떨려서/ 먹은 것이 살로 가지 않았어요/ 마음속에 항상 두려움이 있어서/ 좋은 먹이도 제 맛을 알지 못하고/ 아무리 먹어도 배가 차지 않으니/ 어떻게 몸이 살찔 수가 있겠어요.”
까마귀는 자신의 일상을 이렇게 읊고는 메추리에게 건강한 비결을 물었다. 이에 메추리도 노래로 답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무엇을 더 갖겠다는 욕심을 줄이면/ 적은 것을 얻어도 고맙게 생각되어/ 마음이 편해서 이렇게 살이 찌지요/ 넓은 숲속을 좁게 날아다니더라도/ 생각을 넓게 가지면 삶이 넓어지고/ 욕심을 버리면 번거로움이 적어져/ 사는 일이 저절로 안락하여집니다.”
메추리와 까마귀가 나눈 이 이야기는 ‘본생경’ 제394화의 ‘메추리의 전생 이야기’를 불교아동문학회 회원 김종상 작가가 어린이들이 읽기 쉽게 각색한 내용이다. 여기서 까마귀는 현생의 비구이고, 메추리는 부처님이다. 따라서 메추리의 이야기는 부처님이 전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라 할 수 있다.
한국불교아동문학회(회장 이창규)가 엮은 동화로 쓴 본생경 9번째 책 ‘태자가 된 꿀꿀이 형제’는 이처럼 삶의 지혜를 전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샘과 같다. 1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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