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불교단체들이 현재 종단 상황과 관련해 ‘중앙종회 해산’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불광사 신도가 중앙종회의원들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중앙종회는 8월16일 임시회를 열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다룰 예정이어서 배후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복수의 종회의원 스님들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는 8월13일 일괄 전달됐다. 문자메시지는 ‘부끄러운 줄 알라 OO의 똘마니가 되어 종단 망치려 한다’ ‘중도 아닌 OO 똘마니 노릇 그만해라’ ‘부모형제 여의고 그렇게 살려고 출가했느냐’ ‘16일 그 얼굴 지켜보겠다’ 등의 내용이다.
종회의원 스님 일부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당사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신분확인과 전화번호 취득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서울 불광사 신도”라고만 대답할 뿐 “바쁘다”면서 통화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종회의원 스님들은 “전화번호를 취득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수신자가 누구인지 안다는 것”이라며 “협박적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종회의원 스님은 “예의 없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서도 자신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불자는 맞느냐고 했더니 불광사 신도라면서 바쁘다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며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다루겠다고 하니 최근까지 총무원장 사퇴를 요구하다 돌연 말을 바꾼 이들이 다급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스님은 이어 “종정스님의 유시마저 자기들 뜻대로 해석하고 자신들과 반대되면 무조건 개혁대상이라고 말하는 이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협박과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특정해 보내도록 사주한 이들에 대한 법적책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낸 당사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누가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2~3일 전 불광사에서 정진하는 데 스님들의 전화번호와 스님들에게 보낼 문자메시지 샘플들을 내 휴대폰으로 받았다”며 “불광사 문제를 겪으면서 토요일 집회에 참석하고 있고 불교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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