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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헌종법 입각해 화합 도모…공동체 정신 회복”

기자명 최호승
  • 교계
  • 입력 2018.08.21 17:07
  • 호수 1453
  • 댓글 0

8월21일 권한대행 명의 특별담화문 발표

설정 스님 용퇴에 안타까움 토로
종정교시 봉대로 안정 도모 최선
묵묵히 정진하는 수행자 등 있어
변화·혁신의 길 여는 희망은 여전

설정 스님이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며 총무원장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 조계종이 “종헌종법에 입각해 불교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은 8월21일 오후 총무원장 권한대행 총무부장 진우 스님 명의로 발표한 특별담화문에서 “설정 스님이 사부대중 모두 뼈를 깎는 대각성 대참회로 건강한 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사의를 표하고 산중으로 돌아가셨다”며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수행자 본분으로 돌아가셔서 집행부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종단의 위기 상황이 조속히 수습되도록 종헌종법에 입각해 권한대행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종도들에게 종정교시 봉대하고, 개혁 염원의 원력을 모아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국민들이 종단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종도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종헌종법 질서에 따른 안정과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여법하게 선거법으로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종정교시를 봉대하고 이를 통한 조속한 안정을 위한 사부대중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한국불교 명운이 풍전등화에 놓였다는 위기감으로 사부대중 모두는 변화와 혁신, 개혁을 염원하는 원력을 모아 승가공동체와 불교공동체 정신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참회한 조계종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길 앞에선 한국불교를 향한 응원을 요청했다.

조계종은 “문제 원인이 공동체 안에 있음에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 국민 여러분께서 출가수행자에게 바라던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1700년 세월동안 한국불교 정신을 관통하는 대자비와 원융회통 정신이 살아 있기에 오늘날 한국불교가 존재한다”며 “비록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온 오랜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한 정진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제방의 수행자들,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불제자들이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한국불교가 오늘의 아픔을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반드시 열어 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놓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청했다.

이에 조계종 집행부는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공표했다. 조계종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서로가 발 딛고 있는 위치에서 한걸음씩 물러나 인내하고 양보하는 넉넉한 품으로 갈라진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며 “그 길만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종도와 국민 여러분들도 한국불교와 조계종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간청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3호 / 2018년 8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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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담화문 전문

대한불교조계종 특별담화문

오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께서 사부대중 모두의 뼈를 깎아내는 대 각성, 대 참회를 통해 건강한 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과 함께 사의를 표하시고 산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설정 큰스님께서 그동안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시고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가신 것에 대해 총무원 집행부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총무원장 권한대행으로서 종단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상황이 조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종헌종법에 입각하여 맡은 바 직무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힙니다.

종도여러분!

우리 국민들이 불교에 의지하고 출가수행자를 아름답게 여기는 이유는 치열한 세상의 세속적 욕망 속에서도 깊은 산사의 처마 끝에 걸린 초승달과도 같은 쉼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종단이 처한 작금의 현실은 국민들께서 우리 종단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종단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종도여러분께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종헌종법 질서에 따른 종단의 안정과 화합입니다. 종정예하께서도 지난 8월 8일 교시를 발표하시어 “율장 정신을 받들어 종헌을 준수하고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 여망에 부응해 여법하게 선거법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교시를 내리셨습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종정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고 이를 통해 종단의 조속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사부대중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특히, 한국불교의 명운이 풍전등화에 놓여있다는 위기감으로 사부대중 모두는 종단의 변화와 혁신, 개혁을 염원하는 원력을 모아 승가 공동체 정신과 불교공동체 정신 회복을 도모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종단이 처한 문제의 원인이 우리 공동체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국민여러분께서 출가 수행자에게 바라던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한국불교 1700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갈등과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국불교의 정신을 관통하고 있는 대자비심과 원융회통의 정신이 살아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국불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비록 오늘의 현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지만, 우리 한국불교는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온 오랜 전통과 지금 이 순간에도 깨달음을 향해 치열한 정진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제방의 수행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부처님의 삶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불제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민여러분께서도 한국불교가 오늘의 아픔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반드시 열어 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놓지 않으시길 당부 드립니다.

일찍이 부처께서는 응당 머문 바 없기에 비우고 내려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시비의 분별을 또한 내려놓아야 한다 하셨습니다. 종단이 위중한 상황을 극복하는 길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종단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서로가 발 딛고 있는 위치에서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 인내하고 양보하는 넉넉한 품으로 갈라진 서로의 마음을 개혁과 혁신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새로운 우리 종단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집행부는 우리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종도와 국민여러분들께서도 한국불교와 우리 종단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 그리고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2(2018)년 8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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