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건축기술 백미 장식기와 ‘치미’ 특별전
고대 건축기술 백미 장식기와 ‘치미’ 특별전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8.09.18 11:38
  • 호수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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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일까지 부여박물관서
부여 왕흥사 등 12점 전시
삼국·통일신라·후백제 망라
전망대에서 감상토록 구성

길상(吉祥)과 벽사(辟邪)의 상징으로 고대 목조건축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부착했던 장식기와 ‘치미’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부여군,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한국기와학회와 공동으로 9월18일부터 12월2일까지 관내 기획전시관에서 ‘2018년 특별전-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완형의 고대 치미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첫 번째 자리다. 치미는 전통건축의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올려놓는 장식기와로 고대 건축기술의 화룡점정이자 백미로 불린다.

’치미, 하늘의 소리를 듣다’ 특별전에 전시될 치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 부여 왕흥사 치미, 삼국시대(백제), 부여 왕흥사 터, 높이 59.5cm. 2) 부여 부소산 절터 치미, 삼국시대(백제), 부여 부소산 절터, 높이 91.4cm. 3) 익산 미륵사 치미, 삼국시대(백제), 익산 미륵사 터, 높이 100.7cm. 4) 경주 황룡사 치미, 삼국시대(신라), 경주 황룡사 터, 높이 182.0cm. 5) 분황사 치미, 남북국시대(통일신라), 경주 분황사 터, 높이 131.0cm. 6) 인용사터 치미, 남북국시대(통일신라), 경주 인왕동 절터, 높이 99.8cm. 7) 원주 법천사 치미,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원주 법천사 터, 높이 120.0cm.

우리나라 치미의 역사는 고구려 고분벽화 등을 통해 4세기 중후반 경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백제 왕흥사터 출토 치미를 비롯해 신라, 통일신라, 후삼국을 대표하는 치미 12점을 선보인다. 현존하는 최고(最古) 치미는 삼국시대에 조성된 부여 왕흥사 것으로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복원해 세상에 공개됐다. 부여 부소산 절터 치미와 백제 무왕이 세운 익산 미륵사 치미도 백제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1978년 경주 황룡사터에서 출토된 치미는 신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경주박물관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라지역에서 백제지역으로 나들이를 하게 된 황룡사 치미는 높이만 182cm로 관련 유물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하다. 경주 분황사터에서 나온 치미와 경주 인왕동 절터에서 나온 치미도 발굴조사 후 오랜 기간 조사와 분석, 복원 과정을 거쳐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후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주 법천사터 치미는 뿔 같은 모양의 날개가 독특해 주목을 끈다.

부여박물관은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며 색다른 멋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관을 조성했다. 지붕 위에서 치미를 엿보기라도 하듯, 지붕모양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눈 아래로 펼쳐지는 치미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전망대 맞은편에는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맵핑 영상에서 멋진 가을날을 만날 수 있다. 디지털패드를 터치하면 각 치미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부여박물관은 “최근 여러 유적에서 출토된 치미의 형상을 복원하고, 분야별 조사·연구 성과를 전시에 담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3차원 정밀촬영에서 확인되는 세밀한 형상을 고찰해 이를 토대로 복원 및 고증을 하고,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든 치미의 특징 및 제작법 등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여박물관은 이어 “치미는 지붕 용마루 양쪽에 대칭된 모양으로 올리는데 한 쌍의 치미라도 건물에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중심부의 휘어짐과 몸통의 형태에 차이가 있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한층 고조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바탕으로 이곳을 찾는 관람객에게 이번 전시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여박물관 등은 이번 전시를 기념해 10월19일 한국·중국·일본·베트남 학자들이 ‘치미’에 관한 연구과 정보를 교환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57호 / 2018년 9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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