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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화려한 금빛 화장세계로의 초대

  • 문화
  • 입력 2018.10.16 15:10
  • 수정 2018.10.17 09:34
  • 호수 1461
  • 댓글 0

허락 고려사경원장 ‘금사경’ 展
10월23일부터 한국문화정품관
사경·변상도·소품 등 100여점
11월3일 ‘작가와 만남’ 자리도

예술과 수행 그리고 기록문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금사경(金寫經) 특별전이 열린다. 허락 고려사경문화원장은 10월23일부터 11월4일까지 서울 종로 한국문화정품관에서 세 번째 개인전 ‘현담 허락 금사경’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금사경 분야 전통을 계승하고 창조해온 허 작가의 30년 세월이 담긴 사경문화의 가치를 느껴 볼 수 있는 자리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손으로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인쇄술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경전은 필사에 의한 사경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사경이 전해진 것은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372년경으로 17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문화예술이다. 특히 고려시대의 금사경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사신을 보내 배워가거나 제작을 의뢰할 만큼 서예적, 회화적, 공예적 요소를 갖춘 종합문화예술로 승화됐다.

‘화엄경 절첩본’.

그러나 먹과 달리 금가루는 종이에 두툼하게 묻어야만 발색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접착제의 효과가 떨어져 소실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맥이 단절되면서 현재는 관련 문헌이 전해지지 않을뿐더러 극소수의 작품들은 문화재로 지정돼 쉽게 만날 수 없다.

1980년대부터 금사경 연구와 복원에 매진한 허락 작가는 오랜 실험과 연구 끝에 작품의 변형 없이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한지와 금가루, 접착제를 비롯한 금사경 제작기법을 개발했다. 그는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등 불교의 4대 경전을 모두 금사경으로 복원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최우수상,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200만자 이상을 순금분으로 사경한 허 작가의 작품은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예술과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독보적이다. 7만의 글자와 일곱 점의 변상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묘법연화경’ 병풍의 경우 글자 크기가 5㎜에 지나지 않고 마치 인쇄를 한 것처럼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까지의 크기와 간격이 일정해 작가의 높은 집중도를 보여준다.

‘묘법연화경 변상도’, 22×52cm, 감지에 금니.

각 경전의 내용을 함축한 그림, 변상도는 모본인 팔만대장경을 참고해 소실된 부분까지 복원하는 등 작가의 창의성이 녹아있다. 현재 작업 중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162곡 병풍’은 162폭 12틀의 병풍에 방대한 내용의 ‘화엄경’을 변상도를 포함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담고 있다. 완성 시 길이만 100m에 이르는 대작으로 이번 전시에는 1권~13권의 내용을 담은 첫 번째, 두 번째 병풍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지장경’ ‘금강경’ ‘반야심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사경과 액자 형태의 소품 등 작가의 인생이 담긴 100여 작품을 소개한다. 허락 작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자 한자 옮겨 적는 오래된 수행 사경에 천년의 숨결, 지고의 정성을 더한 작품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며 “장엄한 금빛 화장세계로의 초대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담 허락 금사경’ 개막식은 10월23일 오후 4시 진행하며, 11월3일 오후 3시 ‘작가와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02)747-5634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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