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현대제철 '죽음의 공장' 더 이상 용납 안돼”
종교계 “현대제철 '죽음의 공장' 더 이상 용납 안돼”
  • 송지희 기자
  • 승인 2019.03.06 16:18
  • 호수 14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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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3대 종교
3월6일 현대본사 앞서 기자회견
현대제철 고 이재복씨 죽음 관련
“생명보다 이윤 우선 행태” 비판
재발방지‧강력 처벌 제도화 촉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3월6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복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월20일 또 한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청업체 노동자였던 고(故) 이재복씨가 사망한 곳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노동자들 사이에서 ‘죽음의 공장’로 악명 높은 곳이다. 2010년, 2016년에도 같은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3년간 이곳에서 업무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수는 무려 35명. 현장 안전을 위한 설비 개선 등 현실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고 결국 또 하나의 생명이 희생됐다.

고 이재복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 창출을 우선하는 비인간적인 기업의 행태를 비판하고 이로 인한 더 이상의 참사를 막기 위해 종교계가 나섰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이주형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편화위원회(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3월6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참사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종교계는 특히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소품으로 보는 참담한 기업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엄격한 처벌과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 스님.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 스님은 연대발언을 통해 “불교에서 생명의 존귀함은 그 어떤 가치와도 비견할 수 없기에 36명의 노동자가 같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음에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현대그룹의 과보는 수미산만큼 높을 것”이라며 “생명의 가치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비상식적인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고, 여전히 거듭되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한국에서 연간 산업재해로 인해 1900명이 사망한다”며 “그 중에서도 현대제철은 2017년 노동계가 선정한 최고의 ‘살인기업’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이 같은 통계에 비추어 우리는 산업재해의 상당수가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해 죽거나 다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 곳에서 일을 했다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내 형제 자매, 부모 혹은 자식, 우리의 이웃이 일하다 죽을 수도 있는 사회는 지속될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은 적어도 사고의 재발과 죽음만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계는 이날 ‘생명을 집어삼켜 돈을 토해내는 죽음의 공장을 당장 멈춰라’ 제하의 호소문을 통해 “이번 참사는 현대제철이 조장한 비인간적인 작업환경에서 기인한 참사”임을 확고히 했다. 또 비정규직 등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이고 위험한 작업환경에 노출돼 있음을 지적하고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 철저한 안전대책 제도화 및 노동자 사망사고시 엄중한 처벌 등 강력한 조취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은 “노동자 죽음에 대한 현대제철의 입장을 듣기위해 공식면담을 요청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생명이 죽었음에도 사과는커녕 입장조차 밝히지 않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계는 더 이상 사람의 목숨을 비용절감과 이윤추구의 도구로 삼는 비인간적인 경제질서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상식적인 사회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80 / 2019년 3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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