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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등 과학적 조사로 건칠불 비밀 밝히다

  • 문화
  • 입력 2019.03.07 18:52
  • 수정 2019.03.07 18:56
  • 호수 1480
  • 댓글 0

국립博 ‘불교조각 조사보고 3’
건칠보살상 등 연구결과 소개
삼베·옻칠 번갈아 견고히 조성
日 오쿠라 건칠불과 한쌍 추정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3’ 표지.

“우리나라 전통 건칠불상은 표면에 건칠을 바르기 전 내부의 원형(原形) 소조상을 옷주름까지 거의 완전한 형상으로 제작하고 그 위에 삼베와 칠을 바른 뒤 내부의 흙을 제거해 완성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고려·조선시대에 조성된 건칠불과 소조불 및 목조불의 제작기법을 과학적 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 건칠보살좌상 두 분과 소조 및 목조불 각 한 분에 대해 진행한 조사결과와 보존처리 내용을 담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3’을 펴냈다. 이 보고서는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건칠불상에 대한 학계의 연구동향에 발맞춰 그간의 연구성과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건칠(乾漆)은 흙으로 만든 원형 위에 칠(漆)과 포(布)를 여러 겹 발라 형태를 완성한 후 내부의 흙을 제거하고, 표면에 가소성 있는 재료로 세부를 더해 완성하는 제작기법이다. 방충, 광택, 강도가 높아 예로부터 공예품이나 불상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건칠보살좌상(등록번호 덕수5547·덕수2253)의 구조를 파악하고 제작방법 및 기술을 확인하고자 컴퓨터 단층촬영(CT) 조사방법을 활용했다.

‘건칠보살좌상’(덕수5547), 높이 124.51cm, 고려 후기. 오른쪽 목과 어깨 부분에 바른 8겹의 포층이 확인됐다.

조사결과 건칠불은 원형인 소조상을 완전한 형태로 제작해 그 위에 삼베와 칠을 겹 바르고 내부의 흙을 제거해 완성했는 데 이 때 몸 안에는 보조지지대를 쓰지 않고 공간을 비웠다. 표면에 있는 장신구와 영락, 끈 등은 따로 만들어 부착했으며, 삼베와 옻칠의 양을 형태에 맞춰 섬세하게 조절했다. 또 귀와 손 등을 별도의 나무로 만들어 못 대신 접착제를 사용해 부착하는 전통방식을 확인했다.

세부적으로 건칠보살좌상(덕수5547)은 삼베와 옻칠을 번갈아 8~9회 올려 견고한 강도로 형태를 완성했으며 눈동자에는 석영(石英)을 끼워 넣었다. 귀는 별도의 나무로 만들어 접착제로 부착했고, 두 손도 나무로 깎아 끼워 넣었다. 특히 뒷머리를 절개해 상의 원형을 이루는 흙을 제거하는 등 전반적인 제작 방식이 일본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 소장 건칠보살좌상과 같아 본래 한 쌍으로 제작됐을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판단했다.

‘건칠보살좌상’(덕수2253), 높이 50.96cm, 고려 말 조선 초. 팔뚝에 흙이 차 있는 모습과 형태를 지지하기 위한 금속제 실을 보여주는 상반신 옆면 컴퓨터 단층촬영 사진.

현존하는 우리나라 건칠불 가운데 가장 작은 건칠보살좌상(덕수2253)은 불상의 아래쪽을 통해 내형토를 제거했다. 대부분의 형태를 내부 소조상 단계에서 완성했으며, 머리카락과 팔뚝 장식을 칠과 입자 형태를 혼합한 가소성 재료로 만들어 우리나라 건칠불의 전형을 보여준다. 팔 주위로 휘감겨 내려오는 천의까지도 건칠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며, 금속제 실을 포층 안에 넣어 장식의 내구력을 높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컴퓨터 단층촬영 조사방법의 도입으로 최근 활발해진 중·근세 불상과 복장물에 대한 제작기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높아져 향후 전시와 한국 불교조각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3’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go.kr) 정기간행물 내 미술자료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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