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역죄(五逆罪)

황교안의 신정정치

불교에 오역죄(五逆罪)가 있다. 부처님께서 천 번을 다녀가셔도 구제받기 힘들다는 5가지 범죄들이다. 이런 이유로 무한자비종교인 불교에서도 오역죄는 용서를 입에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오역죄 중에 파화합승(破和合僧)이 있다. 파화합승은 험담과 이간질, 편 가르기로 승가의 화합을 깨뜨리는 것을 말한다. 단체든 나라든 구성원들 사이의 화합이 깨지면 남는 것은 비극적 파멸뿐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에 종교를 끌어들여 국민을 분열시키는 함량미달의 정치인이 있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 전도사를 자처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야기다. 황 대표는 자신의 SNS에 ‘악한 세력과 천사’를 거론했다. 악의 세력으로 집권여당, 국민을 천사로 지칭했지만 정치에 악과 천사를 거론한 것에 대해 황당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신교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용어자체도 생경하지만, 소통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정치를 ‘예수천국 불신지옥’처럼 증오 가득한 종교전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월20일 황 대표의 한기총 방문은 개신교 대통령 출현을 방불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하나님이 황교안 대표를 준비했다”는 한기총 목사들의 호들갑은 제쳐두고라도 “천만 크리스천과 함께 힘을 모아 달라”는 황 대표의 당부에 야만적인 십자군 전쟁이 연상된다는 우려들이 많다.

정치에 종교가 개입하면 위험하다. 이성적 판단 대신 신앙에 따라 선과 악을 구분 짓게 되면 야만이 판을 치게 된다. 십자군 전쟁을 비롯해 아메리카 인디언 학살, 그리고 신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온갖 잔악한 행위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황 대표는 신정정치로 한국정치를 극한투쟁의 장으로 내몰고 종교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행위를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합을 깨뜨리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가장 무서운 죄라는 경고가 현실이 될 것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82호 / 2019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